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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노벨평화상 받은 日반핵 단체 “가자지구 처한 상황, 80년 전 일본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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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 피폭자 시민 단체 ‘일본 원수폭 피해자 단체 협의회(피단협)’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 위원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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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노벨평화상을 받은 일본 원자폭탄 피폭자 시민 단체 ‘일본 원수폭 피해자 단체 협의회(피단협)’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이 겪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이 팔레스타인이나 우크라이나 등 전쟁 당사국을 비켜가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언급한 것이다.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 위원은 “가자지구에서 피투성이가 된 아이들이 억류되고 있다”며 “80년 전 일본과 같다”고 했다. 이어 미마키 대표는 “이런 일(노벨상 수상)이 생길 줄은 결코 꿈꾸지 않았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피단협은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미국이 투하한 원폭 피폭자들이 1956년에 결성한 조직이다. 일본을 포함한 각국 정부와 유엔에 핵무기의 피해를 알리고 철폐를 주장하면서 피폭자 지원을 호소해왔다.

한편 노벨위원회가 ‘두 개의 전쟁’과 관련한 단체를 최종 수상자로 정하지 않은 결정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BBC에 따르면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는 개인 197명, 단체 89곳을 포함해 총 286곳이 올랐다.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전쟁에서 1년 사이에 4만2000명이 숨져나간 가자지구 상황과 맞물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가 수상이 유력하다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UNRWA 직원 일부를 상대로 하마스 연루설을 제기한 데 이어 이스라엘 극우세력이 반대청원을 내며 잡음이 일었다.

전쟁의 포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자체를 보류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댄 스미스 소장은 “냉전 종식 이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전투와 살상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상을 주지 않는 결정이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올라브 넬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수상자 발표 전 “오늘날 세계를 둘러보면 낙관주의자가 되기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평화를 향한 노력이 아마도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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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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