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럭셔리 화장품 총집결
수백명 '오픈런' 대기줄 200m
무신사는 성수서 뷰티 페스타
'공룡' CJ올리브영 아성에 도전
1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뷰티컬리의 '컬리 뷰티 페스타 2024'에 입장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박준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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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은 수백여 명의 2030 여성들로 북새통이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컬리가 개최한 '컬리 뷰티 페스타' 때문이다. 200m 넘게 긴 줄이 늘어섰다. 현장 관계자는 "오후 3시 입장인데 두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기다렸다"고 했다. 전날 행사장이 열리자마자 한 시간 만에 2,000명 인파가 몰린 데 이어 이날도 오픈런을 해야 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 것. 컬리 관계자는 "행사가 끝나는 13일까지 2만 명이 다녀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행사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으로 유명한 컬리가 2022년 11월 뷰티컬리를 론칭한 이후 2년 만에 처음 여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자는 취지다. 행사장은 두 구역으로 나눠졌다. 프레스티지관에는 백화점에서나 볼 법한 랑콤, 에스티로더 등 13개 고급 브랜드들이 부스를 차렸다. 입장객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차분하게 제품을 발라보거나 상담을 받았다. 반대쪽 이노베이션관에는 떠오르는 48개 중소 뷰티 브랜드들이 마련한 부스가 들어섰다. 달바, 브이티 등의 부스에는 제품을 체험하고 이벤트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대기 인원이 20여 명에 달했다. 20대 여성 김모씨는 "핫한 브랜드가 많아 이것저것 체험하는 재미가 있다"며 "네 시간 내 돌아보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며 뛰어갔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컬리 뷰티 페스타 2024'에서 참관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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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이 장악한 화장품 유통 시장에 이커머스 플랫폼이 도전장을 내고 있다. 컬리에 앞서 무신사도 9월 6~8일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41개 브랜드가 참여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개최했다. 2021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무신사가 오프라인 행사를 연 것은 처음이다. 신선식품(컬리) 패션(무신사) 등 전문 분야에 특화한 버티컬 플랫폼들이 화장품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CJ올리브영은 화장품 당일배송 서비스 등을 강화하며 수성(守城)에 나섰다.
화장품이 돈 되네?
무신사가 9월 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뷰티 페스타'를 진행하면서 연 팝업스토어. 박경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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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플랫폼들이 화장품 분야를 강화하는 이유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컬리 주 고객층인 3040은 뷰티 시장의 큰손이기도 하다. 게다가 화장품은 신선식품과 비교해 소비자 객단가가 높고 유통기한이 길어 재고 부담도 덜하다.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온라인 화장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뷰티 시장 규모는 약 10조2,000억 원으로 2018년과 비교해 62%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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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9061615000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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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뷰티컬리는 2022년 11월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누적 거래액이 3,0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1~6월) 거래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증가했다. 무신사 또한 올해 1~8월 뷰티 거래액이 1년 전보다 94% 늘어나는 등 고속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컬리 모두 플랫폼에서 뷰티 사업을 키운 후 오프라인 행사를 열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다시 이들을 온라인으로 유입시키려고 한다"고 했다. 무신사 뷰티 페스타 행사 당시 무신사 뷰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배 늘었다.
CJ올리브영 명동타운점 전경. CJ올리브영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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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강호 CJ올리브영은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매장 수만 놓고 보면 CJ올리브영이 1,354개로 독보적이지만 온라인에서는 이커머스 경쟁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은 수도권 위주로 구축됐던 도심형 물류거점(MFC)을 늘리며 주문 상품을 한 시간 내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 지역을 주요 광역시와 지방 중소도시까지 넓히고 있다. 해외로도 눈을 돌려 판로도 넓히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150여 개 나라에 K뷰티 상품을 배송해주는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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