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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사설] 윤-한 독대, 위기 땜질만 하려들면 둘 다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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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9월2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 및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 만찬회동을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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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10일 “오는 16일 재보궐선거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지난달 24일 여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의 독대가 무산된 직후 다시 한번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한 지 보름 만이다. 그러나 ‘독대’를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만나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를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식으로 단합만 호소하고 끝난다면, 국민들의 실망은 분노로 바뀔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 정국은 두 사람이 독대를 두고 기싸움을 계속해도 될 만큼 한가하지 않다.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 공백 사태가 8개월째 이어지면서 국민 불안은 한계치에 육박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은 끝을 모를 만큼 전방위로 확산되며 국민 분노지수를 높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정황이 연일 터져나오고, 국정·당무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할 뿐이다. 아직도 임기 절반이 지나지 않았는데, ‘김 여사’를 방어하는 데 남은 임기 절반을 다 쏟아부을 셈인가.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또 취임 이래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보수지지층의 마음까지 싸늘하게 식은 것이다.



이번 독대가 여권 공멸을 막을 전기가 될 수 있을지는 결국 두 사람에게 달렸다. 한 대표는 최근 여사의 공개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10일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말에 틀린 게 없다. 이를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남았다.



지금 김 여사 문제는 김 여사 사과와 공개활동 중단을 건의하고 수용하는 정도의 땜질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사과를 하냐 마냐’ 할 때가 아니다. 공천·인사 개입 의혹은 제대로 조사해서 규명되어야 하고, 주가조작 의혹은 기소를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이를 덮고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외에도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수용 등 근원적 해결책과 실효적 민생 해법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한다. 이번에도 국민이 체감할 만큼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여권 전체가 민심의 파고에 휩쓸릴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언제까지 연장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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