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쪽 담당자가 쿠팡 퀵플렉서로 일하는 정슬기(41)씨에게 직접 업무지시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 갈무리. 전국택배노동조합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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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에서 로켓배송 택배기사로 일하다 지난 5월 숨진 정슬기(41)씨 유족이 신청한 산업재해 신청을 근로복지공단이 승인했다.
10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근로복지공단이 정슬기(41)씨 유가족이 낸 유족급여 신청을 10일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단이 정씨의 사인이 된 심근경색 의증이 쿠팡씨엘에스에서 정씨가 했던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봐 산업재해로 인정한 것이다. 앞서 쿠팡씨엘에스 남양주2캠프 굿로지스대리점에서 특수고용직 택배기사인 ‘퀵플렉서’로 일한 정씨는 업무를 시작한 지 14개월 만인 지난 5월28일 심근경색 의증으로 숨졌다.
대책위는 정씨가 주 6일, 저녁 8시30분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주 평균 63시간 일했으며, 야간근로(밤 10시~아침 6시) 30%를 할증할 경우 1주 노동시간이 77시간에 해당한다고 밝혀왔다. 고용노동부 고시는 발병 전 12주간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간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업무와 질병 간 관련성이 강하다’고 규정한다.
정씨의 아버지 정금석(69)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산재로 인정받아 다행이면서도 당연한 결과란 생각이 든다”며 “그간 쿠팡은 우리 아들 죽음에 대해 ‘본인들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산재로 인정된 만큼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정슬기님의 과로사를 유발했다는 점이 인정됐다”며 “쿠팡은 지금 즉시 유족에게 진정한 사과하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과로를 유발하는 클렌징 제도(목표 배송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제도), 하루 다회전 배송을 폐지하고 택배 분류작업에서 택배기사들을 완전히 배제하라”고 밝혔다.
정씨의 ‘과로사’와 자신들과의 관련성을 부정해왔던 쿠팡씨엘에스는 공단이 산재를 승인하고, 국회 국정감사에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에서야 유족에게 사과했다. 홍용준 쿠팡씨엘에스 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쿠팡과 관련된 업무를 하시다가 돌아가신 고인과 유가족분께 진심으로 애도의 말씀과 함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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