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31 (화)

이슈 불붙는 OTT 시장

한국서만 요금할인-중도환불 안되는 OTT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해외선 가족-학생 할인하는 유튜브… 한국선 뮤직 묶어 단일요금만 운영

넷플릭스는 중도해지-환불 안 해줘… 국내 이용자 68% “구독료 비싸”

소비자원 “소비자 선택권 확대해야”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모 씨는 지난해 8월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년 이용권을 구입하고 9만9000원을 결제했다. 생각보다 OTT를 잘 보지 않게 되자 결제 다음 달인 9월에 서비스 중도 해지와 잔여 대금 환급을 요청했지만 OTT 사업자로부터 ‘구독 기간 종료 후 계약이 해지되며, 잔여 기간에 대한 환급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8일 한국소비자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유튜브·넷플릭스·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디즈니플러스 등 국내 6대 OTT 사업자의 약관 등 서비스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일부 OTT는 중도 해지가 안 되거나 해외에서는 적용하는 요금제를 한국에서는 금지해 국내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원과 민 의원실에 따르면 OTT 업체들은 온라인 해지를 허용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즉시 중도 해지와 잔여 이용료 환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조사 대상 사업자 모두 온라인상 해지 과정에서 중도 해지를 선택할 수 없게 했다. 이들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해지 신청을 하면 다음 결제일까지 서비스를 유지했다가 환불해주지 않고 계약을 종료해 왔다. 소비자가 즉각 서비스 중도 해지와 함께 잔여 이용료를 돌려받으려면 전화나 채팅 상담 등 별도 절차를 거쳐야 했다.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는 아예 중도 해지가 불가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약관상 결제일로부터 7일이 지나면 중도 해지 및 대금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은 넷플릭스가 이 같은 내용을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 요금제인 와우 멤버십 안에 묶여 있어 단독으로 가입이나 해지가 불가능하다. 쿠팡플레이를 해지하려면 와우 멤버십 자체를 해지해야 한다. 다만 쿠팡플레이는 소비자원의 개선 권고에 따라 내년 1∼3월 중 중도 해지에 관한 설명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요금 차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유튜브는 국외에서는 학생 멤버십, 가족 요금제 등의 할인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가족 요금제의 경우 현재 미국, 독일, 일본, 인도 등 40여 개국에, 학생 요금제는 80여 개국에 제공 중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을 하나로 묶은 비싼 단일 요금제만 내놓고 있어 한국 소비자들은 유튜브 뮤직까지 함께 구독해야 한다. 일종의 ‘끼워팔기’다. 유튜브는 한국에서 월 1만450원이었던 프리미엄 멤버십 월 구독료를 지난해 12월 1만4900원으로 약 42.5%나 올린 바 있다. 소비자원은 “국내에도 할인 요금제 도입 등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가족이 아닌 경우 계정 공유를 중단한 데 이어 가장 저렴한 요금제였던 베이직 요금제(월 9500원)의 신규 가입을 제한하고, 광고를 보는 대신 저가로 이용하는 광고요금제(월 5500원)를 추가했다. 광고 없이 보는 일반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스탠더드(월 1만3500원)다. 사실상 40%가량 요금이 오른 셈이다.

소비자원이 국내 만 19세 이상 OTT 이용자 1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평균 2.4개의 OTT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고 이를 위해 한 달에 평균 2만348원을 지불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68.3%는 OTT 서비스 국내 구독료가 비싸다고 답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