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반복된 공습으로 지금까지 사상자만 1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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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해외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에서 국내 건설기업이 진행 중인 사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이란에 지사가 설립된 한 건설사에서 직원들에게 ‘일시 귀국’을 결정한 이후에도, 긴장이 계속되면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두 나라는 리비아 다음으로 리스크가 큰 나라이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기 매우 어렵다”며 “두 나라의 충돌로 중동 전체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인근 국가로까지 피해가 간 적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진출한 중동 국가에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가 중동 정세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는 이유는 치솟는 유가 때문이다. 유가 상승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한 달여 만에 배럴당 80달러 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이날 배럴당 80.93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7% 상승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8월 말 이후 한 달여만이다.
국제유가는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반격을 노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한 때 국내 건설업계에 기대감으로도 작용했지만, 최근엔 그마저도 사라졌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유가가 올라가면 발주처의 재정이 풍족해지기 때문에 추후에 발주가 많이 나오는 현상이, 5~10년 전까지만 해도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바로 발주가 늘어나지 않고, 발주처가 기름을 더 캐내는 방법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개발한다든지 재정을 아끼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다 보니 유가 상승으로 얻는 장점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해협 봉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을 경우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도 커진다.
B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혹시라도 바닷길이 막히게 되면 물류가 통하지 않아 돌아서 갈 수밖에 없고, 그러면 중동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도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될 경우 현장이 멈추고 직원들을 철수해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도 있다”고 했다.
업계는 확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동 리스크가 커진 만큼 신규 발주 확대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확전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 400억달러 목표도 어려워질 수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외 플랜트는 지정학적 리스크(이스라엘-이란)가 커진 가운데 올해 하반기까지 발주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떨어졌다”며 “주가가 이를 반영했지만, 상승 여력을 이끌어낼 만한 반등 이벤트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은선 기자(on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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