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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결국 '4만전자'로 추락…'트럼프 리스크' 과연 쓸데없는 걱정일까[오목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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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뜨거운 소식을, 오목교 기자들이 오목조목 짚어 봅니다.
트럼프 2기를 앞둔 지금의 정치·경제 상황은 1기 때와 신기할 만큼 닮아 있다. 당시 코스피 지수가 50% 이상 상승해 3천을 돌파한 것처럼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걱정은 과도한 공포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1기 때와 다른 산업 지형의 변화는 고려해야 할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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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생성 ai DALL-E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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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를 앞둔 지금의 정치·경제 상황은 1기 때와 신기할 만큼 닮아있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로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과도한 공포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1기에 쏟아졌던 위기론…실제로는 주가지수 50%↑


14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일자리 킬러"라고 지칭하며, 자신이 당선되면 한미FTA부터 손보겠다고 언급했다.

당시 산업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 보복적인 무역전쟁의 양상이 나타나 세계 경제에 브렉시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1월 9일 미 대선 개표가 시작되고 코스피 지수는 출구조사 결과 트럼프가 우세하다는 소식에 장중 1960선 아래로 급락하는 등 전일 대비 2.25%, 코스닥은 3.92%가 각각 급락한 채 장이 마감되었다.

우려와 달리 우리 증시는 하루 만에 트럼프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코스피는 다시 2천 선을 회복했다. 반등의 계기는 트럼프의 시장 친화적인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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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트럼프 1기 기간이다. 구글 금융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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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동안 코로나 사태가 있었지만 주요 국가들의 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S&P 500 지수는 69.6% 상승했고, 닛케이 지수는 49.0% 상승했다. 독일의 DAX 지수는 19.7%, 중국의 상하이 종합 지수는 14.7% 상승했다.

우리나라도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트럼프 1기 초 2천선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임기 종료 시점엔 50.8% 상승한 3100선을 기록했다. '트럼프 리스크'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만드는 주가 상승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비슷한 상황 연출된 트럼프 2기…우리나라는 정치 상황도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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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과 동시에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현 상황은 1기 때와 유사하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시가총액 2천조 원 아래로 떨어진 코스피 지수는 이날 0.07% 회복한 2468.89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의 승리 이후 이어진 미국 3대 지수의 '트럼프 랠리'가 멈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랠리 기간이었던 이달 6일부터 13일까지 S&P 500 지수는 2.53%, 나스닥은 2.95% 각각 상승했다.

당시의 정치 상황도 비슷하다.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당선된 2016년 11월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로 당시 '최순실 게이트'라는 악재가 진행 중이었다. 트럼프가 두 번째로 당선된 현재는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게이트라는 의혹에 휩싸였다.

"트럼프 리스크 공포감 과도해" vs "변수는 존재"


본격적인 트럼프 2기를 앞두고 한국 경제를 위해 '트럼프 리스크'라는 과도한 공포감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소라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실제 위기로 번지려면 통상 정책이 현실화돼서 관세가 부과되거나 통상마찰 같은 일이 발생해야 하는데 지금은 과도한 뉴스로 금융 변수들이 움직이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모든 위기를 트럼프 탓이라고 하기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지금의 한국 경제는 과거와는 체력이 다르다"며 "경제 위기를 단순히 금융 지표로 해석하기보단 실물에 어떤 식으로 영향이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 단순히 주가가 떨어진다고 경제 침체가 온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전날 개최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에 참석한 서정건 교수도 "트럼프는 불확실성 그 자체이긴 하지만 '트럼프 포비아'처럼 너무 많은 공포심을 가지면 안 된다"며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는 하되, 너무 섣불리 자충수를 둘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선거 결과 정권이 교체되며 기대했던 이익이 줄고, 다양한 관세 조치로 통상 환경이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냉철하게 득실을 따져보고 한국과의 파트너십 가치를 적극 설명해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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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1기 때와 다른 산업 지형의 변화는 고려해야 할 변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2024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은 2.0%로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미국의 관세인상 조치가 진행될 경우 내년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도 덧붙였다.

트럼프 공약대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이 폐지될 경우 대미 수출이 감소할 수도 있다.

IRA는 전기차 전환과 태양광·풍력 에너지 등 저탄소·청정에너지 전환을 독려하는 법안으로 폐지 시 한국 기업의 배터리 및 관련 소재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 지원금 등을 지원하는 법안이다.

삼성전자는 이 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짓고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트럼프는 이 같은 직접 보조금 지급 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38% 내린 4만 9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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