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8일 서울 종로구 선거 캠프에서 열린 서울 25개구 학부모대표팀 지지선언식에 앞서 참석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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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나선 조전혁 후보가 “(학부모들에게)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정치사상·이념교육을 하느냐고 물어보고, 학교는 정치·이념 교육이 심하다면 그 교사들을 징계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명단을 공개해 교사들에게 손해배상금을 낸 조 후보가 이번에는 교사들의 ‘사상 검증’을 예고한 셈이다.
8일 ‘시사 우동균’ 유튜브 채널의 6일 영상을 보면, 조 후보는 한 출연자가 “최인호 (관악) 구의원과 함께하고 싶었던 것이 학교마다 사상·주의 고발센터를 만드는 것이었다. 전교조를 처벌하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을 텐데 교육청 차원에서 행정 처분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조 후보는 과거 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에 대해 “과거 전교조 교사들이 교실이라는 폐쇄된 환경에서 자신이 가진 정치 이념을 애들에게 세뇌하는데 징계 절차가 복잡하고 징계도 세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 징계해선 답이 없겠다 싶어서 확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학부모들에게 사소한 (교육) 정보까지도 다 공개할 것인데, 다양한 각도에서 설문조사를 자주 할 것”이라며 “정치·이념 교육이 심하다면 가서 실태 조사를 해서 교사들이 있다면 징계가 돼야겠다. 그런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사의 생각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어서, 교육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큰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조 후보 캠프는 “입시비리·편향교육신고센터 설치라는 공약에 대한 설명이었다”며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정치적 이념을 교육하는 것은 교사의 본분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또 다른 유튜브에서 성교육과 관련해 보수 기독교계의 잘못된 주장을 그대로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일 ‘김사랑 시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독일에서 시작된 63세대(68세대의 오인)의 성 혁명, 가정과 성을 파괴하는 세계적인 조류가 있었다”며 “그중에 아주 못된 것이 한국에 들어왔다.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 좌파들이 받아들였다”고 했다. 예시로 교육방송(EBS)의 석학 강연 ‘위대한 수업’에서 세계적인 젠더 이론가인 주디스 버틀러의 강연을 방영한 것을 들었다. 방영 당시 ‘복음법률가회’ 등의 단체는 조 후보와 같은 주장으로 방송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또 조 후보는 “주디스 버틀러는 트랜스젠더이기도 하면서 소아성애, 근친상간을 옹호하는 사람”이라며 “좌파들의 사회혁명으로 교육이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교육방송은 “프로이트의 학술 개념인 ‘근친애’와 범죄인 ‘근친상간’을 혼동한 오해”라며 “버틀러가 소아의 성 욕망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을 마치 소아성애를 지지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더욱이 버틀러는 트랜스젠더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트랜스젠더는 아니다. 학자의 학술적 개념을 잘못된 근거로 수정해 성소수자 혐오를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이에 조 후보 캠프는 “교육방송의 해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여전히 상당수”라고 반박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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