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X)’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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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은 소녀가 반려견을 꼭 끌어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소녀는 구명조끼를 입었고, 뒤편에는 흙탕물이 보인다. 그러나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헬린’의 참상을 전하던 이 사진은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된 ‘가짜 이미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포브스는 지난 4일(현지시각) 디지털 증거분석·사이버 안보 전문가인 라스 다니엘의 기고를 게재했다. 다니엘은 “범람한 강물로 인해 고립된 것으로 보이는 소녀를 찍은 두 장의 사진이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이 사진은 명백히 가짜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그 근거로 소녀의 손가락이 부자연스럽게 너무 많고, 소녀가 안고 있는 반려견의 주둥이 부분이 사진마다 다른 색을 띠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이 사진을 보면, 소녀의 중지와 약지 사이에 손가락 한 개가 더 있다. 두 사진 속 소녀는 동일 인물이지만, 안고 있는 반려견 주둥이 부근 털 색깔은 각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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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의 참상을 포착한 이 사진은 온라인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미국 유타주의 마이크 리 상원의원은 지난 3일 이 사진을 ‘엑스(X)’에 공유하면서 “여기에 캡션을 달아달라”고 했다. 바이든 정부의 재난 대응 능력에 대한 비판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리 의원은 해당 사진이 가짜라는 사진이 밝혀지자 글을 삭제했다.
다니엘은 이러한 재난 관련한 조작 이미지가 실제 재난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짜 이미지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대중은 정확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하는 언론에까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합법적인 뉴스, 정보 출처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태도는 ‘회의주의’로 이어지며 대중은 관심이 꼭 필요한 사안까지 무관심해질 수 있다고 다니엘은 지적했다. 그는 “자신을 감정적으로 동요하게 했던 이미지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연민을 잃게 되고, 또다시 속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타인을 도우려는 마음이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니엘은 “딥페이크로 만든 가짜 이미지가 가짜 모금 활동이나 각종 피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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