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개로 유세 무대에 올라 펄쩍펄쩍 뛰고 있다. 버틀러/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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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를 소개하면 1명당 47달러(약 6만3천원)를 주는 유례 없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7일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만든 ‘아메리카 정치행동위원회’의 누리집을 보면, 이 조직은 7대 경합주(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네바다)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와 제2조(총기 소지 자유)를 지지한다’는 서명을 받고 있다. 이름, 주소, 이메일, 휴대전화번호를 적는 서명 페이지는 참여자 1명을 소개할 때마다 47달러를 준다고 안내하고 있다. 47달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47대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뜻을 담은 액수다.
캠페인은 이달 21일을 마감 시한으로 100만명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캠페인 페이지 하단에는 소개자 이메일 주소나 휴대전화 번호를 적을 수 있게 했다. 서명 참여자 100만명 모두 소개자를 기록하면 소개료 총액은 4700만달러(약 633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처럼 이번 캠페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런 활동 참여자들에게 돈을 주는 ‘금품 선거’ 양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돈을 주고 투표에 참여 또는 불참하게 하거나 특정 후보 선택을 종용하는 것까지만 불법이다. 머스크는 교묘하게 불법의 경계 밖에서 유권자들에게 돈을 뿌리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엑스’(X)에서 팔로어가 2억명에 이르는 개인 계정을 통해서도 “쉽게 돈 벌 수 있다”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서명운동으로 모은 개인정보는 선거운동에 쓸 것으로 보인다.
‘아메리카 정치행동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지금까지 7700만달러를 썼다. 머스크는 2016·2020년에 각각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조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 등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는 후보라 그를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직접 참석해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그를 당선시키자고 연설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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