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100세 인생 준비했는데, 허탈하네”…기대수명 못 늘린다는 이 연구, 대체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 일본, 미국 등 9개국 데이터 분석 결과
2019년 출생 여성 100세 넘어 살 확률 5.1%
남성은 1.8% 불과...“노화 제어 못하기 때문”


매일경제

노화.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것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에, 지금의 어린아이들도 100세까지 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시카고 일리노이대 공중보건대학의 제이 올샨스키 전염병학·생물통계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게재했다.

올샨스키 교수는 한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호주, 홍콩 등 평균수명이 높은 8개국에 미국을 추가한 9개국을 중심으로 1990년부터 2019년까지 기대수명 추정치를 추적했다. 데이터는 막스 플랑크 인구소에서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에서 발췌해 사용했다. 미국은 상위 4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분석 결과 2019년 당시 태어난 여성 어린이가 100세까지 살 확률은 5.1%에 불과했다. 남성 어린이가 100세까지 살 확률은 겨우 1.8%에 그쳤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속도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1990년에는 기대수명이 매 10년 마다 2년 반 늘어났다. 그러나 2010년대에는 1년 반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기대수명은 전혀 늘지 않았다. 미국은 약물 과다 복용, 총격 사건, 비만, 일부 사람들이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불평등 등의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노년기를 맞기도 전에 사망하기 때문에 기대수명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올샨스키 교수는 34년 전인 1990년에도 기대수명 아이들이 평균 85세까지만 살 수 있으며, 100세까지 생존할 수 있는 아이의 비율은 1~5%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의학 기술의 발달로 아이들의 50%가량이 100세까지 살 것이라는 예측에 익숙해져 자신이 예측한 차가운 현실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울샨스키 교수는 “1990년에 기대수명 증가가 둔화하고, 우리가 반창고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의료 개입의 영향이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라며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내 의견을 부인하고 ‘아니요, 싫어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의료와 생명 연장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돼 기대수명을 연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올샨스키 교수는 34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주장이 맞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30년을 기다렸다”라며 “(연구 결과는) 인간의 평균 수명이 빠르게 증가하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올샨스키는 말했다. 이어 “여전히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보다 속도가 점점 더 느려졌다”고 덧붙였다.

기대수명이 영원히 늘어날 수 없는 이유는 현재 의료기술로 노화 자체를 늦추거나 막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올샨스키 교수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십 년 동안 100세 이상 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단순히 인구 증가 때문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올샨스키 교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의 15% 미만, 남성의 5% 미만이 100세 넘어 살 것이며, 이 같은 비율은 제한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