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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밀양 성폭행 가해자 신상 공개한 유튜버 ‘집행인’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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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무관한 사람들 신상까지 노출시켜

조선일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폭로한 유튜브 채널 '집행인'. 경찰은 이 채널 운영자와 영상제작자를 구속했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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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발생한 경남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하면서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들의 신상까지 노출한 일명 ‘사이버 레커’ 유튜버가 구속됐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20대 유튜버 A씨와 해당 유튜브 채널 영상 제작자 30대 B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유튜브 채널 ‘집행인-공개처형’에서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또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이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을 그대로 공개해 영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밀양 성폭행 사건이 이슈화되자,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제보나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자료를 수집해 영상을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등 피해를 줬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고소·진정이 잇따라 접수되자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는 20여명 정도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영상 제작자인 B씨를 고용, 급여를 주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슈를 끌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 등을 퍼트리는 소위 ‘사이버 레커’들의 무분별한 신상 공개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사이버 레커. /일러스트=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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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레커는 온라인에서 특정 이슈에 대해 자극적이거나,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빠르게 퍼뜨리는 이들을 말한다. 제대로 된 사실 검증 없이, 짜깁기 영상으로 마치 ‘레커(견인차)’처럼 조회 수를 끌어들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44명의 남학생이 여중생 1명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했던 10명만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원으로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하지만 기소된 10명 역시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치면서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해자 신상과 근황이 공개되면서 20년 만에 사건이 재조명되고,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하지만 일부 유튜버와 블로거 등 사이버 레커들이 정의 구현을 이유로 가해자의 신상을 무단 공개하고, 이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의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입는 등 ‘사적제재’ 논란이 일었다. 이후 신상공개와 관련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진정·고소, 고발이 이어졌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와 관련한 진정·고소·고발 등으로 현재까지 유튜버 등 4명을 구속했고, 450여명은 현재 수사하고 있다.

[창원=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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