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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단독] 사형집행 뒤 암매장 된 ‘실미도 공작원’ 유해 발굴 15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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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실미도 공작원들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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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사건’으로 사형 집행을 당하고 암매장된 공작원 4명에 대한 유해발굴이 15일부터 시작된다. 이날 실미도 사건에 대한 국방부 장관의 ‘대독 사과’도 이뤄진다.



임충빈 실미도 희생자 유족회장은 5일 한겨레에 “국방부 관계자로부터 오는 15일 오후 2시 유해매장 추정지인 벽제리 묘지 5-2구역에서 유해발굴 개토제(흙을 파기 전 올리는 제사)를 지내기로 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7월에 국방부가 밝힌 대로, 이날 국방부 장관 사과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미도 사건 생존 공작원 4명(이서천·임성빈·김창구·김병염)은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1972년 3월 형이 집행됐으나, 군 당국은 사체를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고 암매장했다.



사형 집행자들에 대한 유해발굴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2022년 9월 ‘실미도 부대 공작원 유해 암매장 사건’에 대한 조사 결정문을 발표하며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서울시립승화원 벽제리 묘지 5-2구역을 유해매장지로 추정하고 발굴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발굴은 지난해 초부터 추진됐으나 주변 묘지 소유주와의 협의 등으로 미뤄져 왔다. 이곳은 2005년 11월에 실미도 사건 당일인 1971년 8월23일 사망한 공작원들의 유해가 발굴된 곳이기도 하다. 앞서 육군본부 유해발굴단은 지난 2006년 암매장된 공작원을 찾기 위해 서울 구로구 오류동 산 26-2, 23-8 공군정보부대 터를 매장지로 추정하고 발굴에 나섰으나 실패한 바 있다.



발굴이 시작과 함께 15일엔 실미도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최초 사과도 이뤄진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사과문을 국방부 군인권개선추진단장이 벽제리 묘지 5-2구역 개토제 현장에서 대독하는 방식이다. 2006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와 2022년 진실화해위는 실미도 사건과 관련해 국가에 사과를 권고했지만 바로 이행되지 않았다.



사형집행 뒤 암매장된 공작원 임성빈(1947년생)의 동생인 임충빈 유족회장은 “15일에는 실미도 사건 유족들이 많이 모일 것”이라며 “오랜 시간 국가의 사과를 기다리다 대독으로 합의했지만 새로 부임하신 국방부 장관이 직접 사과할 수 있게 끝까지 국방부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혔다. 임 회장은 이어 “유해발굴 가능성은 반반이라 떨리고 걱정된다. 이곳에서 유해를 못 찾으면 너무 힘들 것 같고 진실화해위 권고대로 제2, 제3의 매장 추정지에서 유해발굴을 계속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실미도 사건’은 실미도에서 훈련받던 공작원 24명(나머지 7명은 훈련 중 불법처형됨)이 1971년 8월23일 기간병 18명을 살해하고 섬을 탈출해 서울로 진입하다 서울 동작구(당시 영등포구) 대방동 유한양행 앞에서 자폭한 사건이다. 실미도 부대(공군 제2325부대 209파견대 또는 중앙유격사령부 684특공교육대)는 1968년 1월21일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무장병력 31명의 청와대 침투 기도 사건에 대한 맞대응으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와 공군에 의해 극비리에 창설됐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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