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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시인의 마을] 혼자 가는 먼 집 - 고故 허수경 선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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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허수경(1964~2018) 시인.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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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저마다 홀로 길을 떠나야 해서 밤마다 서러운 소리를 해도, 홀로라는 것은 언제나 둘을 부르는 것이어서 아주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길 위에는 만남이 있고 그 만남 끝에는 먼지와 검불, 재가 내려와 덮이는 온전히 시간이라고도 공간이라고도 할 수 없는 차원이 있고, 그 만남 끝에는 당신이라는 말이 있고 그 말은 아리고 쓰라린 것이기는 하지만…… 그 말에는 언제나 집이 있습니다 어느 날 지나온 집을 떠올리며 나라는 것은 없고 나라는 것은 단지 과정이구나, 나는 머물 집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북받치는 것이 있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뒤돌아 보면 사라지지 않고 언제나 멀어지고 있는 집











―허수경 시인 타계 6돌 되는 10월, 장이지의 시, 월간 ‘현대시’(올 4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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