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적자에도 부자감세 논란] 자본시장 활성화 위한 세제 개편, 밸류업 이루나

정부가 세제 개편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25일 ‘202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주주환원에 나선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국내투자전용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투자 수요를 확충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나아가 증시 밸류업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7월 30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할 것”이라며 “배당을 비롯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유도하는 세제 인센티브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1400만명의 개인 투자자와 그 가족들까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자본시장이 제대로 평가받아야 기업에 투자한 국민들이 기업의 성장에 따라 늘어난 수익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현재 자본시장은 부동산과 해외주식, 가상자산 투자 등으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코스피에서만 15조9619억원을 처분했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이어지면 자본시장이 위축되고,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금투세 폐지는 증시 불확성성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금이 늘어나고, 증시 분위기도 살아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국내 자본시장으로 자금 이동을 유도하기 위한 혜택을 강화했다. 부동산과 가상화폐, 해외주식 등으로 빠져나간 돈을 다시 자본시장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전략이다. ▲주주환원 확대한 기업 법인세 세액공제 신설 ▲상장기업 개인주주 현금배당 일부 분리과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ISA 세제지원 확대 및 국내투자형 ISA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기업의 생산성 증대를 목표로 기업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핵심이다. 직전 3개년 평균 대비 배당 및 자사주 소각 규모를 5% 이상 확대한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감면해주고, 최대주주가 물려받는 주식 가치에 20%를 할증해 상속가액을 산정하는 최대주주 할증과세는 폐지한다.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고 지배주주가 상속세 부담으로 주가 부양을 꺼리는 문제를 없애는 것이다. 해당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도 배당 증가분에 대해서 소득세 혜택을 받는다.

ISA는 비과세 한도를 현행 200만~400만원에서 500만~1000만원까지 확대한다. 납입한도는 기존 연간 2000만원, 총 1억원에서 연간 4000만원, 총 2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가입 기준을 완화해 국내 투자 수요를 키울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업계 역시 제22대 국회에 금투세 폐지·장기투자자 세제 혜택 등을 위한 입법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183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22대 국회 금융 관련 법안에 대한 기업 의견 조사’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우리나라의 금융 규제 수준이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엄격’(57.4%)하다고 인식했다. 금융 관련 입법 논의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금융투자 확대 유도’(80.3%)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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