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4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하
금리 연 4.75~5.00%로 발표
”인플레이션 2% 지속 가능한 움직임 확신“
”연말까지 4.4%로” 추가인하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8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려 연 4.75~5.00%가 됐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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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연 4.75~5.00%로 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팬데믹 위기 대응을 위해 낮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만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연 3.50%)과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연준은 2022년 3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사실상 0%대였던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지난해 7월 22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인 연 5.25~5.50%까지 올렸다. 이후 지난 7월 31일까지 8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이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그동안 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에 근접해 가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기침체 우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하게 나타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가 너무 둔화되어 고용 시장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이례적으로 큰 폭의 인하를 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이날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리스크가 대략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중 임무(dual mandate)의 양쪽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 최대 고용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strongly)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이중 임무란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도 경기 침체를 막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결정에 대해 투표에 참여한 12명 중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를 제외한 1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연준은 이날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4.4%로 낮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올해 내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이다. 앞서 6월에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준은 올해 말까지 금리를 5.1%로 낮아질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연준은 올해 11월과 12월 총 두 차례 회의를 더 갖게 된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연준은 18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다./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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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 전까지 시장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금리 인하 폭에 초점을 맞춰왔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할 경우 시장에 경기침체 불안감을 높여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과 이미 경기침체가 시작됐기 때문에 더 이상 실기(失期)하면 안된다는 주장이 부딪쳤다. 이달 초까지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던 시장은 6일 발표된 8월 고용 증가 폭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빅컷’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4만2000명 증가하는 것에 그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6만1000명)를 밑돌았다. 게다가 실업률까지 지난해 3.5%에서 4.2%로 증가하면서 고용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다 17일 발표된 미국 8월 소매판매지수가 시장 예상치(-0.2%)를 뛰어넘은 전년 대비 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다시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면서 빅컷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마지막까지 전망이 엇갈리면서 전문가들조차 쉽게 인하 폭을 예상하지 못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인하 폭에 대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오랜 논의 끝에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큰 폭의 금리 인하라는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과감한 금리 인하를 선택하면서 방향 전환이 이뤄졌다”면서 “연준은 미국 노동 시장이 더욱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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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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