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德)이란 말에는 크게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그에 맞는 다움이란 뜻이고 둘째는 은혜나 은덕 혹은 동사로 은혜나 은덕을 베풀거나(施) 입다(蒙)라는 뜻이다.
‘논어’에 등장하는 덕(德)은 거의 모두 다움이라는 뜻이다. 공자는 은혜나 은덕을 말할 때는 덕(德)보다는 혜(惠)나 은(恩)을 사용한다.
그런데 덕(德)은 과연 무엇일까? 노자는 무(無)라는 도를 체화해 무위(無爲)하는 것이 군왕의 덕이라고 하였다. 반면에 공자는 군군신신(君君臣臣)이라는 도리를 체화해서 임금은 임금다워지고 신하는 신하다워지는 것이 바로 임금과 신하의 덕이라고 보았다. 공자는 ‘논어’에서 방유도(邦有道) 방무도(邦無道)를 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로 나라에 군신의 도리가 있을 때와 군신의 도리가 무너졌을 때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논어’ 위정(爲政)편이 풀어내는 덕(德), 즉 다움의 요체는 간단하다. 언(言)과 행(行)의 간극이 멀면 다움이 엷은 것(薄德)이고 언과 행의 간극이 가까우면 다움이 두터운 것(厚德)이다.
이를 잣대로 볼 때 우리 정치권 여야 지도부 중에서 누가 후덕(厚德)에 가깝고 누가 박덕(薄德)에 가까운지를 가려내기란 매우 쉬운 일이다. 문제는 박덕은 홍수가 난 듯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는데 후덕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 있는데 내가 못 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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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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