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의 입구. 사진 | 연합외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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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일본 기업이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달 6일부터 1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는 일본 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일본은 과거 소니 워크맨, 파나소닉 TV 등 히트작을 선보이며 ‘가전 왕국’으로 불렸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2020년부터 IFA에 불참했다가 올해 소니 유럽법인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소니가 IFA에 참가한 사실을 아는 방문객은 거의 없다. 전시 부스 없이 비즈니스 미팅 중심의 비공개 부스만 꾸렸기 때문이다.
한때 소니는 유력 가전기업으로서 삼성전자와 부스 면적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등 IFA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삼성전자가 2006년 IFA에서 3900㎡ 규모의 부스를 차지하자, 소니는 2008년 5950㎡로 면적을 넓히며 ‘세’를 과시했으며, 당시 삼성전자(3900㎡), LG전자(3000㎡) 부스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였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010년 전시장 면적을 7365㎡로 넓히자 더는 따라오지 못했다.
소니는 2019년 워크맨 출시 40주년 기념 MP3 플레이어를 선보이는 등 전시 부스를 꾸렸으나 코로나19 이후 자취를 감췄으며, 과거와 달리 미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샤프, 도시바는 튀르키예 가전기업 베스텔 옆에 부스를 차렸다. 이들 기업은 베스텔과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고 있다.
파나소닉은 전시관 중심부와 다소 떨어진 27번 홑 모서리에 위치했다. ‘스시 테크’라는 명칭으로 일본 기업이 모인 공간 바로 옆이었다.
다만 해당 전시공간 바로 옆에는 ‘IFA 넥스트(NEXT)’로 선정된 한국 기업과 KT 등이 위치해 관심도에서 밀린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일본은 2019년 IFA NEXT의 첫 번째 글로벌 혁신 파트너 국가였다.
당시 일본은 가전 시장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고위 인사가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등 승부수를 던졌으나, 그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일본이 주춤하는 사이 ‘한중일’로 묶이던 구도는 한국과 중국의 치열한 경쟁으로 탈바꿈했다.
올해 IFA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인공지능(AI)을 키워드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으며, 최대 규모로 참가한 중국은 물량 공세로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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