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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키스해도 되니?" 해외 출장 중 제자 성추행한 교수…변명도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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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명 사립대학원 대학원 연구원이 해외 출장 중 지도 교수로부터 성추행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사진=JTBC 사건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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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명 사립대학원 대학원 연구원이 해외 출장 중 지도 교수로부터 성추행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제보자는 지도 교수 A씨와 함께 오스트리아 학회 참석 차원에서 해외 출장을 가게 됐다. 제보자는 서울 유명 사립대 대학원에 5년 전 입학했고 올해 2월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A씨 연구실의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었다.

해외 출장 과정에서 제보자와 A씨는 독일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여했고 술자리도 갖게 됐다.

연구실 후배와 독일 박사가 술을 사러 나간 사이 숙소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A 교수와 단둘이 남은 제보자는 고민 상담하던 중 눈물을 흘렸고 이에 교수가 제보자에게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줬다고. 손을 주무르기까지 했다고 한다.

또 A 교수는 "키스해도 돼?"라고 말하며 제보자 뒤통수를 잡고 강제로 입을 맞췄다. 저항하려고 했지만, 손과 머리가 붙잡힌 상태여서 쉽게 빠져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교수는 다시 입을 맞추면서 이번엔 제보자 옷 안으로 손을 넣으려고 했다. 완강한 거부에도 교수는 10여분 동안 성추행을 이어갔다.

다른 일행에게 성추행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제보자는 그들이 오기 전 눈물을 닦고 화장을 고쳤다. 그런데 틴트를 덧바르는 제보자의 행동에 A 교수는 "티 나면 안 되니까?"라고 말하며 웃었다고 한다.

이에 제보자가 "사모님도 계신 분이 왜 이러시냐"고 말하자 교수는 "너도 남자친구 있잖아. 키스 한 번 더 해도 되나?"라고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다시 입맞춤을 시도했다.

이후 제보자는 교수에게 먼저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뒤 홀로 한국으로 들어왔다. 교수는 "면목 없다"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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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너무 술에 취해서 그랬던 것 같다. 성적 욕구를 취하려면 아무 저항도 못 하는 학생 때 했겠지" "왜 졸업한 박사에게 했겠냐" 등 2차 가해 발언을 했다. 연구실 내 다른 박사에게도 제보자가 동의한 줄 알고 스킨십을 했다는 취지로 말을 만들어낸 정황이 드러났다./사진=JTBC 사건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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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는 연구실 퇴사를 알리며 해당 사건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기까지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교수와 마주해야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자가면역성 뇌수막염으로 쓰러져 제보자는 약 한 달 동안 병원 치료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 조사는 지연됐고 제보자 또한 수입이 없어진 상태여서 병원비 부담도 있었다고. 또 과거 지원했던 연구 과제가 선정됐는데 수주받기 위해선 소속이 필요한 상태였다.

결국 제보자는 복직과 함께 A 교수가 변호사 선임 비용을 대신 부담하라는 조건으로 합의하게 됐고, 대신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다시 만나자 정작 교수는 수사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고통받고 있다는 하소연을 늘어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너무 술에 취해서 그랬던 것 같다. 성적 욕구를 취하려면 아무 저항도 못 하는 학생 때 했겠지" "왜 졸업한 박사에게 했겠냐" 등 2차 가해 발언을 했다. 연구실 내 다른 박사에게도 제보자가 동의한 줄 알고 스킨십을 했다는 취지로 말을 만들어낸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제보자는 합의를 파기하고 다시 고소를 진행했다.

A 교수의 이번 학기 강의는 건강상 이유로 폐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JTBC에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에 명확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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