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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북 노동신문은 왜 ‘푸틴 축전’을 ‘시진핑’보다 먼저 소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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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정은 조서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6월20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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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9·9절) 76돌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한테 축전을 보내왔다고 9일 노동신문이 3면에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축전에서 “중조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으며 전통적인 친선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며 “전략적 의사소통을 심화시키고 조율과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축전은 1월1일 김 위원장과 축전 상호 교환을 통해 “중조 외교관계 설정 75돌”인 올해를 “중조친선의 해”라고 공동 선언한 이후 8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새 시기, 새로운 정세 속에서 중국 측은 계속 전략적 높이와 장기적 각도에서 중조관계를 보고 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1일 축전에 쓰인 문구와 거의 같다. 이어 시 주석은 “두 나라 인민에게 더 많은 복리를 마련해주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발전 번영에 보다 큰 기여를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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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19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정상회담 도중 산책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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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우리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에 대해서는 얼마전 평양에서 진행된 우리들의 건설적이며 내용이 풍부한 회담이 뚜렷이 확증해주었다”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19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의 축전은 ‘조국해방 79돌’로 부른 지난 8월15일 김 위원장과 축전을 상호 교환한 지 25일 만이다.



노동신문은 3면에 각 국 정상과 주요 정당 지도자가 보내온 축전을 몰아서 실었는데 푸틴→시진핑→베트남 주석→라오스 주석→쿠바 주석→’통일로씨야’ 위원장의 순으로 실었다.



탈냉전기 북한의 대외관계 우선순위는 늘 ‘중국 > 러시아’였던 사실에 비춰, 푸틴 대통령의 축전이 시 주석의 축전보다 앞 순위로 소개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은 2023년과 2024년 푸틴 대통령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했으나, 시 주석과는 2019년 6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5년 넘게 회담을 하지 못하고 있다. 쿠바 주석의 축전이 베트남은 물론 라오스 주석의 축전보다 뒷순위로 실린 점도 주목할만하다. 지난 2월14일 한국과 수교한 쿠바에 대한 북쪽의 불편한 감정이 묻어난다.



한겨레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6돌 경축집회 및 야회’가 열렸으며 김덕훈 내각총리가 연설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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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6돌 경축집회 및 야회’가 열렸으며 김덕훈 내각총리가 연설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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