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가 입시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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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인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 유튜버가 결혼식에서 하는 ‘축사(祝辭)’를 가축을 기르는 건물인 ‘축사(畜舍)’로 해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꼰대희’에는 지난 6일 유튜버 고말숙(장인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영상에서 개그맨 김대희와 고말숙은 부산에 있는 돼지국밥집을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김대희는 “마침 코미디페스티벌에 참석차 부산에 왔는데 초등학교 동창의 딸이 결혼한다”며 “친한 동창 딸의 결혼식에서 축사와 덕담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고말숙이 “축사는 소 키우는 데 아니에요?”라고 말하자 순간 김대희는 말을 잃으며 “솔직히 웃기려고 한 얘기야? 진짜 모르는 거야?”라고 물었다.
결혼식에서 하는 ‘축사(祝辭)’를 가축을 기르는 건물인 ‘축사(畜舍)’로 해석한 유튜버./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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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말숙은 “축가까지는 안다”고 말했다. 이에 김대희가 “축사는 편지다. 친구가 편지 읽어주는 걸 축사라고 한다”고 설명해 주자, 고말숙은 “아~ 이거 편집해달라”고 요구했다. 김대희가 “얘 이미지 생각해서 이 장면까지 다 내보내라. 내가 얘 이미지 챙겨준 것까지 나가라”고 이야기하며 마무리됐다.
이들의 대화에서 언급된 ‘축사(祝辭)’는 축하의 뜻을 나타내는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대희가 동창의 딸이 결혼한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주로 축사는 졸업식, 입학식, 결혼식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고말숙은 문맥을 벗어나, 다른 의미인 ‘축사(畜舍)’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가축을 기르는 건물을 뜻한다. 양계장은 닭을 기르는 축사, 양돈장은 돼지를 기르는 축사이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진짜 모르는 거 아니겠지” “뭘 기대하냐” “그래도 다른 의미의 축사는 알고 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는 “방송인들은 어느 정도 컨셉인 경우도 있다” 등의 의견도 내놨다.
문해력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후 공업고등학교가 어디야? 카카오맵에 왜 안 뜨지? 어딘지 아는 사람?’이라고 질문한 지난 3월 글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나중에 알리겠다’는 의미의 ‘추후(追後) 공고(公告)’를 ‘공업 고등학교’ 줄임말로 잘못 이해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 아르바이트 입사지원서 ‘휴대폰’ 란에 연락처 대신 휴대전화 기종을 적은 지원자의 사례가 공개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엔 어린이집 학부모가 ‘우천시 장소 변경한다’는 공지를 보고 “우천시가 어느 도시냐” 되물은 사례가 있었다.
또 2022년 한 카페는 깊은 사과의 뜻을 담아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썼다가, ‘하는 일이 없어 무료하다’는 뜻의 ‘심심하다’로 오인한 일부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2020년 실시간 검색어에 ‘사흘 연휴’란 표현이 올라온 것을 보고는 ‘3일을 왜 사흘로 쓰냐’라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2020년 10월~2021년 1월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만4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를 보면, 만 18세 이상 성인 중 초등 또는 중학교 수준의 학습이 필요한 성인은 20.2%에 달했으며 이는 약 890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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