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예방법' 공유…카톡 프로필도 삭제하고 계정 비공개
"강력한 처벌 자리 잡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을 것"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여성ㆍ엄마들의 기자회견 |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얌전히 학교에 다니면서 수업만 들어도 성범죄 대상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됐어요. 같은 과 친구가 내 사진을 합성물에 사용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들어요. 숨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무력감을 느껴요."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불법 합성물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딥페이크 성 착취물의 가해자가 가까운 지인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주변인에 대한 불신까지 생겨나고 있다.
서울여대생 A(21)씨는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나고 자란 지역 내 학교에서도 피해자가 나왔다고 한다"며 "그렇게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친하게 지내온 친구나 가족이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을 느낀다. 나도 모르는 끔찍한 합성물이 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공포감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교대에 다니는 여대생 B(22)씨는 "'겹지인 능욕' 방이 발각되자 가해자들은 새로운 방을 만들어 잡히지 않는 노하우를 공유한다고 한다"며 "잘못을 뉘우치는 게 아니라 '어차피 안 잡혀' 식의 대화를 나누며 법망을 피할 궁리만 하니 성 착취의 굴레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딥페이크가 '남혐'(남성 혐오)을 조장한다거나 '예뻐야 딥페이크 합성 대상이 된다' 식의 본질을 흐리는 일부 온라인 반응은 여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안긴다.
딥페이크가 한번 만들어져 퍼지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는데도 여성들이 유난스럽다는 일부 여론에 큰 반발감을 느낀다고 한다.
여성들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전부 삭제하고 일상 공유나 친목 도모를 위해 사용하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딥페이크가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한 텔레그램에서 주로 제작·공유돼 정부의 엄정 대처에도 수사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동국대 여대생 C(25)씨는 "본인의 얼굴이 자세히 드러나는 사진은 내려야 한다고 친구들끼리 서로 조언한다"면서 "결국 개인정보를 본인이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범죄 예방법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여학생들은 업데이트되는 피해 학교 리스트를 거듭 확인하면서 인스타그램 팔로워 리스트에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이참에 '삭제'하기도 한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와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고등학생 때 'N번방' 사태를 겪었는데, 당시 '어차피 가해자는 주범이 아니면 잡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 같다"며 "지금 강력한 처벌이 자리잡히지 않는다면 디지털 성범죄는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수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운영위원은 "국가가 나서서 딥페이크 관련 수사 및 입법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며 "여성의 일을 소수가 감내해야 하는 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딥페이크 성범죄, 이렇게 대처하세요" |
jung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