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도 불안…11월 회의 때도 인하 폭 놓고 의견 팽팽할 듯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기자회견 중계 화면 |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포인트 인하) 단행으로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장기 금리 전망이 불확실한 점은 불안감을 남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그렉 입 칼럼니스트는 18일(현지시간)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하로 경제 상황에 비해 금리가 훨씬 높은 '비정상'을 바로 잡기 시작했고 이는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1년 후에는 경제와 금리가 코로나19 전보다 더 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상이란 경기 침체나 인플레이션 과속을 초래하는 과잉이 없는 상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준은 중립 금리 수준에 관해 막연한 수준의 생각만 갖고 있지만, 이것이 이번 종전 기준 금리 수준인 연 5.25%보다 훨씬 낮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중립 금리가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번 0.5%포인트 인하는 중립 금리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입 칼럼니스트는 풀이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은 10년 후 중립 금리가 연 3.25∼3.5%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립 금리가 2.5% 이하라는 견해가 많았지만 이후 재정 적자 확대 등으로 인해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WSJ이 전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3.7%로 중립 금리 추정치보다 약간 높았는데 이는 일부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하며 연준이 금리를 0%로 도로 내린다는 데 베팅했기 때문이라고 입 칼럼니스트는 해석했다.
블랙록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프리 로젠버그도 "0.5%포인트 인하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었으며, 이번 조치는 과감했지만 시장 기대에 비해선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전했다.
입 칼럼니스트는 연준이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커질수록 장기 금리가 올라갈 것이며, 실제로 이날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조금 상승 마감했다고 말했다.
조너선 레빈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도 연준의 목적지가 불확실한 점이 채권시장을 불안하게 한다며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중립 금리가 예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경제가 실질적으로 약화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채권 수익률이 하락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것이 이날 연준 금리 인하 결정 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05%포인트 상승한 이유라고 그는 설명했다.
마켓워치도 이에 관해 채권시장이 경기 침체를 상정했다가 연준의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운용 자산 규모 1천600억달러에 달하는 코닝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신디 보류는 "채권 수익률이 너무 빨리, 많이 내려왔다고 본다"며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장기 금리가 더 오르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이란 별명이 붙은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도 파월 의장이 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하며 경제 연착륙을 향한 열망을 강조했지만 금리를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 내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에 금리 인하 폭을 두고 견해가 팽팽하게 엇갈린 것처럼 11월 회의 때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빅컷을 '새로운 속도'(new pace)로 봐선 안 되며, 데이터에 기반해서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연준의 큰 폭 인하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의 기준치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중앙은행 전 부총재인 슈테판 게를라흐는 "연준의 0.5%포인트 인하는 다른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세 번째 금리 인하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고, 통화 강세 관련 우려가 큰 스위스 중앙은행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 같다"고 관측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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