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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세르비아 “우리도 라팔 클럽 가입… 프랑스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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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의 세르비아 국빈 방문 맞춰

프랑스 라팔 전투기 12대 도입 계약

세르비아가 프랑스로부터 라팔 전투기 12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미국 등 서방과 갈등을 빚으며 친(親)러시아·친중국 노선을 추구해 온 세르비아로선 이례적인 선택이다. 이를 두고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입을 꿈꾸는 세르비아가 EU를 이끄는 프랑스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세계일보

29일(현지시간) 세르비아를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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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세르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라팔 전투기 12대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세르비아는 오랫동안 과거 소련(현 러시아)에서 생산한 전투기를 사용해 왔는데 노후화 문제가 심각해지자 공군 현대화에 나섰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라팔 클럽’의 일원이 되어 기쁘다”며 “결단을 내려준 프랑스 대통령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프랑스 항공사 다쏘가 1990년대에 개발한 라팔은 2000년대 들어 프랑스 공군 및 해군에 실천 배치됐다. 비교적 작은 기체에 많은 폭탄을 실을 수 있으면서 기동성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프랑스군의 주력 전투기이며 인도, 이집트, 카타르, 그리스 등도 수입해 운용하는 중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인도네시아도 프랑스 측과 계약을 맺고 라팔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세르비아가 동참함으로써 라팔 클럽은 더욱 확대하게 됐다.

부치치 대통령은 라팔 전투기 12대 구매에 드는 비용과 관련해 “계약 규모는 총 27억”이라고 말했다. 통화의 단위는 생략했는데 달러 아니면 유로인 것으로 추정된다. 27억달러라면 우리 돈으로 약 3조6000억원, 27억유로라면 약 4조원에 해당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계약을 “더욱 강력하고 자주적인 유럽에서 우리 두 나라의 장기적인 동맹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르비아는 EU 회원국이 아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도 않았지만 선뜻 ‘동맹’(alliance)이란 표현을 쓴 것이다. 그는 “세르비아는 이미 EU의 일부”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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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군의 주력 전투기 라팔. 세르비아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라팔 전투기 12대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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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가 옛 유고슬라비아의 수도인 점에서 알 수 있듯 세르비아는 연방 국가인 유고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세력이었다. 냉전 종식과 소련 해체 이후인 1990년대 초부터 연방을 구성하던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마케도니아(현 북마케도니아)가 잇따라 독립을 선언하면서 연방에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만 남았다. 2006년 몬테네그로마저 독립하고 세르비아가 이를 승인하며 ‘유고슬로비아’라는 나라 이름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세르비아의 일부였으나 이슬람교 신도가 많이 사는 코소보 지역은 종교적 갈등 때문에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다만 세르비아는 물론 국제사회 일부도 아직 코소보를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다.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에는 여전히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미국 등 나토 국가들이 코소보를 보호하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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