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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공모주 인기에 펀드자금 쑥 다양한 공모주펀드 투자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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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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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공모주 가격제한폭을 300%까지 확대한 뒤 기업공개(IPO)시장 과열 현상과 부작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공모주 청약 열풍은 뜨겁다. 일반청약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리는 경우도 많고, 공모주 펀드 또한 인기를 끄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상장한 10개 기업(리츠·스팩 제외)은 모두 조 단위 청약 증거금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두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뛰어넘었다. 이러한 인기의 이유는 단연 수익률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요예측을 거친 29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평균 124.1%(재상장·리츠·스팩 제외)로 역대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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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도 대어급 줄줄이
청약 증거금은 공모주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자가 공모주 청약 때 계약금 형태로 증권계좌에 넣어두는 돈을 말한다. 청약 증거금률은 50%로, 투자자들은 청약하는 물량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 한다. 만약 100주를 청약한다면 50주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리 증거금으로 내는 셈이다. 가장 많은 증거금을 모은 곳은 시프트업으로, 총 18조원이 넘는 자금이 모였다. 시프트업은 게임 개발사로, 7월 11일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해 하반기 IPO ‘대어’로 꼽혔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줄줄이 대어급 공모주들이 대기하고 있어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에는 케이뱅크, SK에코플랜트, LS이링크 등 ‘조 단위’의 IPO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대어급 IPO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IPO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 IPO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성공 여부 및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대어급 기업의 추가 상장 추진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따블 열풍 공모주펀드까지
올 상반기 청약 열풍에 이어 공모주 펀드 규모도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월 9일 기준 공모주 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1조325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공모주 펀드 상품 수도 14개나 늘었다. 최근 2년만 해도 설정액이 1조 1650억원가량 감소세였던 점과 대비된다.

공모주 펀드는 기관투자자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여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설정된 펀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모주 물량을 기관을 통해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모주 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며, 특히 하이일드 형태의 펀드는 고수익을 목표로 한다.

공모주 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이 가장 두드러졌던 곳은 기대수익률이 일반 공모주 펀드보다 높은 하이일드 혼합 펀드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일드펀드에는 올해 들어 8477억원이 넘는 돈이 유입됐다. 이에 총 설정액은 연초 7793억원에서 1조 6270억원으로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공모주 펀드는 다올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로 집계됐다. 이 펀드는 BBB+ 이하 등급 비우량 채권과 코넥스 상장 주식에 45% 이상, 신규 IPO·유상증자·블록딜 관련 주식에 40% 이하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연초 이후 176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으며, 이 기간 수익률은 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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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일드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에는 단연 공모주 우선 배정이 있다. 전체 자산의 45% 이상을 BBB+ 등급 이하 채권에 투자하면 이 혜택을 받는다. 올해부터는 하이일드펀드에 코스닥 공모주 우선 배정 비율이 5%에서 10%로 두 배 늘어나 장점이 더욱 높아졌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가입해 1년 이상 투자하면 가입일로부터 3년간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에 대해 3000만원까지15.4%의 세율로 분리과세가 가능해 절세 혜택도 얻을 수 있다.

공모주를 주제로 하지 않더라도 일부 자산군으로 편입하는투자 전략을 가진 펀드들은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공모주 앞세운 하이일드펀드 등장
공모주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아예 하이일드펀드 이름 앞에 공모주를 내세우는 일도 있다. 지난 6월 24일 하나자산운용은 하이일드 채권(고수익·고위험 채권)과 공모주에 함께 투자해 수익을 내는 ‘하나공모주하이일드펀드’를 출시했다. 하나공모주하이일드펀드는 자산의 45% 이상을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해 공모주 배정 조건을 갖췄다. IPO 시 코스피 종목은 5%, 코스닥 종목은 10%까지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나머지 펀드 잔액은 공모주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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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출시를 이끈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과거 다올자산운용에서 공모주하이일드펀드를 1조2000억원 규모로 키워낸 바 있다.

권정훈 하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 대비 하방 방어력을 가진 하이일드채권으로 자산 배분이 필요하며, 향후 금리가 본격적으로 하락하면 추가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당분간 하이일드펀드의 공모주 투자 전략을 통해 수익을 내기가 이전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는 투자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회사채에 투자해 기본 수익률을 내면서 공모주로 추가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인데, 채권과 공모주 모두 기대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먼저 시장 참여자가 늘면서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는 것도 치열해졌다. 앞서 청약을 진행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수요예측 당시 3개월 의무 보유 확약을 걸어도 신탁 금액의 1% 미만만 배정받을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공모주 시장에 참가하면서 국내 기관투자자 몫이 더 줄었다고 전했다. 받은 물량이 워낙 적어 HD현대마린솔루션 주가가 크게 올라도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 펀드 자금이 몰리면서 기관이 담을 만한 BBB급 회사채 수익률도 국고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때문에 BBB등급 회사채가 A급 회사채보다 좋은 조건으로 팔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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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기대되는 비상장 기업 투자 펀드
비단 공모주를 주제로 하지 않더라도 일부 자산군으로 편입하는 투자전략을 가진 펀드들은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한 예로 신영자산운용은 저평가 배당 확대 기업들에 투자하는 ‘신영기업가치레벨업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주식)’ 펀드를 지난 7월 15일 출시했다. 신영자산운용은 현 정부의 증시 부양 프로그램이 기대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내 해당 지수 및 지수 추종 상품을 포함하는 ‘신영기업가치레벨업’ 펀드를 발 빠르게 출시한 바 있다.

이번에 출시하는 신규 펀드는 일정 수익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목표 전환형’ 펀드로서, 목표수익률 8%를 달성하면 투자 대상을 채권 자산으로 전환하고 안정적인 환매 대응에 임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공모주를 편입함으로써 추가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공모 이전 단계인 비상장 기업 투자 펀드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비상장 투자 펀드가 미래에셋증권 소매 고객들에게 인기몰이중이다. 미래에셋증권 단독으로 판매해 온 ‘The Agile’ 시리즈 펀드가 4호까지 설정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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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폴리오 코스닥 벤처 The Agile 대체투자 4호’는 비상장주식을 주목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비상장주식 70~90%, 상장사 메자닌 0~20%, IPO 공모주 0~10% 등 비중으로 투자한다. 다만 리테일 상품치고는 만기가 긴 5년짜리 폐쇄형 상품이다. 통상 리테일 고객은 3년 이상 유동성이 묶이는 상품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의 투자 방식인 팔로우온 투자는 초기 단계부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자금을 꾸준히 투입하는 투자 방식이다. 밸류에이션이 낮을 때부터 투자에 참여하는 만큼 투자금 회수 단계의 기대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실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알멕에 팔로우온 투자를 단행해 공모가 기준 2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열풍으로 펀드를 통한 간접상품 투자를 넘어 그 이전 단계인 유망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다만 이러한 상품은 다른 펀드에 비해 투자 기간이 길고 투자사의 역량도 중요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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