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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CSTO 지원 요청은 푸틴 뺨 두 번 때린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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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방국 우크라이나 러 침공 이후 소극적 반응

러 주도 군사협력체(CSTO) 회원국도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국 영토에 대한 첫 침공을 당한 지 2주가 넘었지만 러시아는 우방국으로부터 어떠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선일보

지난 14일 러시아 방위군이 주도하는 CSTO 훈련 Cobalt-2024. 이 훈련은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부대 간 전투 협력, UAV(무인항공기) 등 신무기를 시험하기 위한 훈련 차원에서 진행됐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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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러시아 주도로 지난 2002년 10월 옛 소련 공화국 6개국(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 CSTO(집단안보조약기구) 회원국의 미지근한 반응이 국제사회에 화제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에 대해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우크라이나를 직접 비난하지 않는 것 자체가 다소 의외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직후 시리아가 유일하게 우크라이나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동맹국 수준의 중국과 벨라루스는 ‘글로벌 평화’를 강조하는 수준에 그쳤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러시아 본토를 기습한 이래 35㎞를 진격해 서울 면적의 2배 가까운 1150㎢, 82개 마을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와 벨고로드 지역 주민 약 20만 명을 대피시킬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경을 넘어 침공한 지 2주 이상 지났지만, 오직 시리아만이 “서방의 집단적 지원 없이는 일어나지 않았을 침략”이라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이면에는 시리아 내전 중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권력 상실과 죽음에서 구해준 데 대한 보답 차원이라는 해석이 있다.

지난 2022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중러 정상회담 당시 ‘제한 없는 동반자관계’에 합의한 중국은 침묵을 깨고 12일 외교부를 통해 “적대 행위가 외부로 확산해서는 안 되며, 무력 충돌 확대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원론 수준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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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 모두에게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며 “그들(미국 출신의 고위 관리들)에게 (전쟁은) 필요한 것이다”고 했다.

CSTO 회원국도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과 관련, 한결같이 적극적인 입장을 표현하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14일 “모든 국가가 국가의 영토 보존 원칙을 규정한 UN 헌장을 준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수준이었다.

CSTO는 16일 “CSTO는 24시간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러시아가 군사 지원을 요청할 경우 필요한 모든 절차를 이행하겠다”는 논평과 함께 “군사 분쟁이 CSTO영역으로 전환되는 것은 새로운 단계의 확전”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CSTO는 회원국이 군사 지원을 요청할 경우, 개입하도록 돼 있다. 러시아는 CSTO에 군사지원을 요청할 의도가 없다. CSTO 자체가 러시아의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옛 소련 공화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조직된데다 CSTO를 주도해온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서 벌어진 긴급 상황에 지원을 요청한다는 자체가 러시아의 자존심과 결부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 정치학자 도심 사트파예프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성공적인 군사 작전이 푸틴 대통령의 뺨을 때리는 것으로 간주한다면, CSTO 군사 지원 요청은 두 번째 뺨을 때리는 꼴이 될 것이다”고 했다.

CSTO는 지난 2022년 새해 카자흐스탄 시위를 진압을 위해 개입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밀착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이 지난 18일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주(州) 공격에 대해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이 배후에 있는 테러 행위”라며 뒤늦게 러시아 입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서방의 조종과 지원 밑에 러시아 영토에 대한 무장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용납 못 할 침략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전 유럽영토를 새로운 전면전에 몰아넣을 수 있는 이번 사태 발생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에게 있으며,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천문학적 액수의 살인 장비들을 쥐여주며 반(反)러시아 대리전쟁을 치르느라 전 지구적인 안전 환경을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의 문어구(문어귀)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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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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