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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시승기] ‘픽업트럭 끝판왕’ 시에라 드날리…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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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존재감이 큰 픽업트럭은 처음이다. SUV가 승용차보다 잘 팔리며 도심의 풍경이 바뀐지 오래다. 그만큼 트럭에 대한 인식도 점점 바뀌고 있다. 과거 덜덜거리는 영업용 트럭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이들의 생각이 단박에 바꿔줄 만한 픽업트럭계의 제왕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GMC의 시에라 드날리다.

기자는 최근 2023년식 드날리를 2박3일 동안 약 200㎞를 시승하면서 서울 도심을 비롯해 남양주 일대를 돌아봤다. 평상시 SUV와 픽업트럭 장르의 팬이었던 만큼 부푼 기대감을 안고 시승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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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에라는 육중하다. 1톤 트럭은 물론이고 한 덩치한다는 웬만한 풀사이즈 SUV보다 크다. 마을버스를 운전한다는 기분이 든다는 얘기는 너스레가 아니었다. 수치상으로는 와닿지 않던 모습이 실물을 보고나서야 납득이 갔다. 전장 5890㎜로 6m에 가까우며 너비 2065㎜, 높이 1950㎜다. 여기에 휠베이스 3745㎜, 무게 2575㎏이다. 1열은 물론이고 2열까지 넉넉함을 더한다. 적재함에는 모터사이클 2대가 들어가 모터스포츠 마니아는 군침을 흘릴만 하다.

압도적 분위기다. 모든 파츠들마저도 ‘엑스라지(XL)’ 같다는 느낌이었다. 주차장에서 코너링 시 ‘이정도면 다 나왔겠지’ 생각하고 사이드미러를 보니 3분의 2밖에 진행되지 않았을 정도였다. 이어 도로 위에서는 평소 한덩치한다는 차량들도 귀엽게 느껴질 정도였다. 가는 곳곳마다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혀 새로운 체급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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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도 충실하다. 터프한 겉모습을 지닌 일부 미국차들은 내부 인테리어 및 승차감에서 실망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시에라는 ‘프리미엄’ 픽업트럭을 지향한다. 우디한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고급스러운 마감, 응접실에 온 듯한 온몸을 감싸는 가죽시트가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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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을 넣으면 중앙 디스플레이(13.4인치)와 스티어링휠쪽에 위치한 디지털 계기판(12.3인치)을 넘나드는 환영 영상이 등장한다. 큰 덩치 만큼 사각지대가 존재할 법한데 다양한 카메라로 적재함은 물론 총 네 대의 카메라를 장착해 안전사고를 방지해준다. 게다가 대세인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제공한다. 센터콘솔은 야구모자를 구김없이 그대로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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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공간은 다재다능 그자체다. 6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접을 수 있어 적재함에 대한 진출입이 간편하고 간이 의자 및 테이블로도 활용 가능하다. 이른바 독자 개발한 6펑션 멀티프로 테일게이트(Six-Function MultiPro Tailgate)의 활용성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육중한 트레일러도 손쉽게 연결 가능하다. 역시 GMC는 픽업트럭계의 강자다운 모습을 여과없이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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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심장은 추종을 불허한다. 6.2ℓ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달아 넉넉하기 이를 때 없다. 과도하게 큰 게 아닌가 싶지만 적재함과 트레일러를 견인하기 위해선 알맞는 엔진이다. 최고 426마력을 발휘하고 최대 토크는 63.6㎏f.m다. 10단 자동 변속기에 4륜구동(4WD) 구동 방식이며, 시승기간 동안 연비는 7.2㎞/L로 나타났다. 정제된 깊고 우렁찬 배기음도 중독성 있게 다가온다. 2024년식 버전부터는 액티브 가변 배기 시스템이 장착된 만큼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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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고급 세단을 타는 느낌과 다름없다. 기존 픽업트럭들이 생김새처럼 승차감까지 터프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험지 주행 능력은 기대 이상으로 일품이었다. 평소 승용차 및 각종 SUV로 올랐던 경기도 남양주의 한 비포장도로의 산길로 향했다. 비탈진 흙길이었지만 움켜쥐고 오르는 듯한 느낌은 안정적인 탱크를 모는 느낌과도 같았다.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역시 레벨 2 수준이 적용돼 생각보다 꽤 안정적이다. 고속 주행 및 정체시 모두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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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현존하는 픽업트럭의 끝판왕이다. 하지만 가격은 축복에 가깝다. 웬만한 중형급 외제SUV가 1억이 훌쩍 넘는 시대다. 그러나 2024년식 드날리 트림이 9380만원,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은 955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50만원씩밖에 인상하지 않았다. 북미 가격보다 국내 출시 가격이 더 저렴한데 화물차로 분류되는 만큼 연 2만8000원의 세금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유일한 단점은 하나다. 넉넉한 주차장은 필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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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와 시선높이가 비등할 정도로 높은 포지션이다. 사진=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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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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