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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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로 끝나는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이번 주 발표한다.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고 연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휘발유에 리터(ℓ)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을 부과하고 있다. 경유는 ℓ당 174원(30%) 내린 407원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2022년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했다가 지난해부터 휘발유는 25%로 축소한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해왔다. 지난달부터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현행으로 축소하고 이를 이달 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지정학적 위험에 국제유가 불확실성↑
국제유가가 중동 정세 불안 등 불확실성에 흔들리고 있다.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암살돼 중동에서 전운이 짙어지자 서부텍사시산원유(WTI) 선물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77.91달러로 전날보다 4.26% 올랐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있었던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미국 고용 지표로부터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WTI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국제 유가가 단기간 내 급변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향후에도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가능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 있어 국제 유가는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 특히 국제 유가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휘발유·경유 가격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가 현행 유류세 폭을 한시적으로 연장하면서 시간을 두고 환원 여부 등을 저울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가 안정 우선
안정적인 물가를 위해서라도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 초반대에 접어들었지만, 민생과 직결된 석유류 가격은 2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유류세 인하분의 일부 환원,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국내 물가는 아직 불안하다. 지난달 집중호우와 폭염이 이어져 농산물 가격 변동성은 널뛰고 있고, 밥상물가는 물론 외식물가까지 오르고 있다. 다음 달 추석도 앞두고 있어 물가 걱정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런 가운데 유류세 인하 조치마저 종료한다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류 가격 상승은 교통비, 농산물 등 경제 전반의 가격에 영향을 미쳐 생활비 부담을 가중시킨다. 정부는 물가 부담과 세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소 10조 세수 부족은 현실
2년 연속 세수펑크가 사실상 확실시되는 가운데 11번째 유류세 인하 조치를 검토해야 하는 정부는 부담이 크다.
당초 정부는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이 1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산보다 4조5000억원(41.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엔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점이 반영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 교통에너지환경세는 5조3000억원 걷히는 데 그쳐 예상 대비 진도율이 34.9%에 그쳤다. 실적을 기준으로 한 최근 5년 진도율 평균이 50.2%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최종 실적이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안 그래도 올해 국세 수입이 예상보다 최소 10조원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려가 커진다. 이런 세수 부족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거나 일부 환원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다만 세수 부족분에 비해 유류세 인하 조치 환원에 따른 세수 증가분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휘발유와 경우의 인하 폭을 일부 환원한 조치로 세수는 월간 1000억원 더 걷히는 데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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