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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KDI도 '금리인하' 촉구…거세지는 압박에 한국은행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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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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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국회에 이어 KDI(한국개발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도 금리인하 압박에 나서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KDI는 지난 8일 '2024년 8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기존 전망보다 더 강한 수출 회복세에도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내수 부진으로 인한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KDI는 "최근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거래액 전망치가 대폭 상향 조정됐다"면서도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은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1.8%)보다 낮은 1.5% 증가할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이 같은 KDI의 분석은 내수 진작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분기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강했던 점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며 "5월 전망 때 이미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 시점은 이미 지났고, 8월에 금융통화위원회가 있어 그때도 충분히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기관의 리서치 결과에 더해 국회에서도 금리인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SNS를 통해 "기준 그림 인하 결정에 중요한 요인인 근원물가 상승률이 2% 초반으로 내려왔고, 유럽중앙은행과 캐나다, 중국,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선제적인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며 "내수 부진의 원인으로 고금리 장기화가 손꼽히고 있는 만큼 이제는 통화정책 방향을 선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이르면 9월 금리 '빅컷'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중론이 되면서, 국내 시장도 한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하를 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거나 고용시장 상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리인하가 9월 회의 때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등 투자은행은 오는 9월 18일로 예정된 연준 회의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11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트레이더들 역시 연준이 9월 정책회의에서 현재 5.25% ~ 5.50%인 기준금리를 50bp(1bp=0.01%) 내릴 가능성은 97.5%라고 내다봤다. 이는 직전 예상치인 73.5%보다 더 늘어난 수준이다. 일주일 전 50bp를 인하를 기대한 시장 참여자들이 11%에 그쳤던 데 비하면 급격한 분위기 전환이다.

이에 한국 시장도 예상보다 이른 금리인하가 점쳐지고 있다. 금리를 섣불리 내리지 못하는 배경에는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 금리 역전 차도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우리나라는 금리 역전 차 우려에서 다소 자유로워진다.

한은은 7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 조정에 대한 별다른 메시지를 전하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월 금통위 당시 "(금리인하를 위해)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면서도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다"고 언급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도 금통위원들은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7월 금통위 회의록을 보면 '금리인하를 위해선 외환시장 안정과 구조조정 및 부동산 가격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주택시장 과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과거 경험상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규모와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문구가 있다.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급증한 가계부채가 통화정책 전환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셈이다.

한편, 8월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오는 22일이다. 이후 금통위 일정은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았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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