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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전기차 수요 둔화에···투자계획 접는 中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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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9개 공장 건설 취소·연기

소규모 업체들은 시장서 퇴출

"생존업체 40개 미만" 경고도

中정부 과잉 생산 규제도 부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중국 배터리 업계에서 통폐합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 시간) 리서치 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를 인용해 올해 1~7월 중국에서 총 19개의 배터리 기가팩토리 건설 프로젝트가 취소 및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에반 하틀리 BMI 연구원은 “낮은 가격과 제품 수율로 문제를 겪는 시설들을 중심으로 통폐합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가 줄어들면서 중국의 기가팩토리 생산 용량이 2030년까지 지금보다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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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과 비야디(BYD) 등 대형 업체를 제외한 소규모 업체들은 투자 위축에 잇따라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중국 7위 배터리 제조 업체인 S볼트에너지테크놀로지는 관세 불확실성과 주요 고객 손실을 이유로 5월 독일에 배터리 공장을 구축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양홍신 S볼트에너지테크놀로지 회장은 “올해 40개 미만 업체만 통폐합의 물결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난팡블랙세서미그룹 역시 앞서 발표했던 35억 위안(약 6694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에너지저장동맹에 따르면 4월 기준 2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연간 152GWh(기가와트시) 용량의 신규 배터리 생산시설 건설 계획을 공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5% 감소한 수준이다.

중국 배터리 업계의 위축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 부진에서 비롯됐다. 전기차 공급망 컨설팅 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던 유럽과 북미의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각각 6%, 7%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시장 성장기 우후죽순 생겨났던 중국 배터리 업체 중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부터 차례로 폐업 압박을 받고 있다. 데이터 분석 회사 우드매켄지의 케빈 상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 업계는 기술 혁신과 생산능력 업그레이드로 인해 새로운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며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배터리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업계로서는 부담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6월 에너지 강도와 전력 밀도, 배터리 수명 및 기타 사양에 대한 더 높은 기준을 설정했다. 기업들이 단순히 생산 용량을 확장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나서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씨티그룹은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급망 전반의 낮은 활용도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짚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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