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비대칭적 손해 발생…이 부분 잘 살필 것"
MBC 노조탄압·법인카드 부정사용·정치적 편향성 등 질의
야당, 이 후보자 자진사퇴 촉구…"사퇴하지 않겠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이 후보자는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가 망 사용료(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지 않은 상황에 대해 불평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장관급 인사청문회로는 이례적으로 1박2일 동안 열린다.
이 후보자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을 묻는 질문에 "넷플릭스 매출액이 7500억원인데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 OTT는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불평등하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웨이브, 티빙 두 사업자가 합병하게 되면 긍정적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OTT가 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칭적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통위원장이 되면 이 부분을 특히 잘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또 OTT와 레거시 미디어 간 규제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그는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과방위 위원들은 이 후보자에게 △MBC 재직 시절 노조 탄압 의혹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 △세월호 참사 '전원 구조' 오보 △퇴직 후 그의 정치 편향 논란과 과거 발언 등을 집중 질의했다.
야당이 집중 제기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그는 "사적으로 1만원도 쓰지 않았다"면서 "업무상 목적 이외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과거 발언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에 "당시 정당인이나 자연인으로 활동할 때 쓴 글"이라면서 "공직에 들어간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철저히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했다. 야권은 과거 편향된 발언을 거론하며 사퇴를 촉구했으나 이 후보자는 "사퇴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MBC 보도본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전원 구조' 오보와 관련해선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세월호 보험금 보도에 대해선 그는 "당시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참고인으로 나온 유가족 대표는 "제가 전체 유가족을 대표할 수는 없지만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사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진심어린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 후보자는 현재 2인 체제의 방통위 논란과 관련해 "국회에 (책임이) 있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야당에서 한시 바삐 2명의 상임위원을 추천해주시고 여당에서도 한 명을 더 추천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실 문제를 제기했다. 이 후보자가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지 않아 충분한 인사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노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정보 등 이유로 인사청문 미제출 자료만 224건"이라면서 "국가 기밀이나 안보 관련 사항이 아니면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도 "후보자 도덕성과 자질 검증을 위해 자료가 반드시 필요한데 자료가 부족해 질의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 후보자에게 △주식매매와 외환 거래 내역 △자녀의 입시·학적 관련 기록 △2019년 이전 소득 내역과 이전 세금 납부 및 체납 내역 등을 오늘 안에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한편, 인사청문회 시작 직전 과방위 회의실 앞에선 MBC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언론노조 관계자들은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에 부적격하다면서 그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한 의원은 '언론장악청부업자 이진숙 사퇴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이 후보자)는 세월호 오보와 유족 폄훼, MBC 민영화 등을 모의한 사람으로 방통위를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아주경제=박진영 기자 sunlight@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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