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 “종부세 완화해야…DSR 적용 단계적 확대 필요”

"횡재세 도입 시장 원리 반해…금투세도 폐지"

비트코인 ETF 도입 반대…빅테크 동일 규제"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무직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21일 “국민들의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부동산 과열기 이전의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후보자는 차주의 소득을 고려해 대출 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요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부동산 과열기에 종합부동산세 세수가 급격히 증가해 과도하게 걷힌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후보자는 횡재세(초과이윤세) 도입이 시장 원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특정 기업의 이익은 경기 여건 등에 따라 변동하는 만큼 이전 대비 증가했다는 이유로 이를 초과 이익으로 과세하는 것은 시장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서도 폐지하는 입장을 재차 내비쳤다. 그는 “국가 간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투자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금융투자소득세의 시행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자금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대해선 “DSR 제도를 내실화함으로써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빌리는’ 대출 관행을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제 확대가 소비자들에게 급격한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단계적·점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차주별 DSR 규제는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러한 DSR 규제에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실수요자 피해 등을 우려해 유주택자가 추가로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이자 상환 분에 대해서만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또 다른 대출 규제인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 방안에 대해선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LTV 규제 강화는 가계부채·주택시장 추이, 서민·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ELS 등 고위험 상품 판매를 전문투자자로 제한하는 것과 관련해 “판매 대상의 제한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함께 금융소비자 선택권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불완전 판매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확립 방안과 함께 다양한 전문가 의견, 해외사례를 충분히 검토해 불완전 판매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를 허용하면서 국내에서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 측면, 글로벌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을 지키면서 빅테크와 금융업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산분리 원칙은 금융산업의 안정성 확보, 경제력 집중 억제 측면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며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지배는 현재 기업지배구조를 감안할 때 금산분리 원칙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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