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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3 (화)

쿠팡·알리 '안 산다'고 하자…더 달궈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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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설 돌자
쿠팡·알리 "검토 안해" 선 그어
시너지 있으나 인수 쉽지 않아
인수전, 시작 단계부터 과열 양상
한국일보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 주차된 차량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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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두고 인수 추진설이 돌았던 쿠팡, 알리익스프레스가 잇따라 선을 그었다. 두 회사 모두 투자할 여력이 크지 않은 게 인수에 나서지 않는 배경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이제 첫발을 뗐지만 유통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들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면서 초장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계 이커머스인 알리도 6월 18일 "홈플러스 인수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들 모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합병(M&A)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 이후 관련 입장을 서둘러 내놓은 점도 비슷하다.

해당 보도에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쿠팡, 알리와 접촉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IB(투자은행) 업계는 양측이 설령 의견을 주고받았더라도 간보기 성격이 짙다고 평가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전의 본 게임은 인수 후보 기업이 MBK파트너스 측에 투지 의향서를 내면서 시작하는데 거기까진 한참 남았기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주관하는 모건스탠리는 잠재적 인수 후보자에게 보낼 비밀유지계약서(NDA)를 작성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 기업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대한 투자설명서와 NDA를 접한 뒤 투자 의향서를 낼지 결정한다.

모건스탠리가 지난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자마자 인수 후보로 쿠팡, 알리가 떠오른 건 합병 효과가 작지 않아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홈플러스가 2004년 띄운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수도권 235개, 전국 315개 매장을 두고 있다. 온라인 기반인 쿠팡, 알리 입장에서 자체 브랜드(PB) 상품 판매, 물류 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매장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모건스탠리가 주도, 해외 기업도 인수 후보


한국일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북가좌점. 홈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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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쿠팡, 알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전 초기부터 발을 뺀 건 투자 재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으로 본다. 쿠팡의 경우 1월에 5억 달러(약 6,000억 원)를 주고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가 본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 올해 1분기 쿠팡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 줄었는데 파페치 손실이 반영된 게 주된 이유였다.

알리 역시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고 포화 상태인 국내에서 기업 인수 같은 가장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글로벌 이커머스 선두를 노리고 있는 알리의 투자 재원은 한국보단 이커머스 시장이 태동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남미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다만 알리는 한국 내 물류센터 건립 등 기업 인수 대비 낮은 수준의 투자는 진행하고 있다.

쿠팡과 알리가 인수 의사가 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대형 이커머스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시작 전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오아시스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들은 물론 농협중앙회가 일부 매장만 사길 원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업계는 모건스탠리가 매각 과정을 이끌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해외 이커머스·유통 기업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기업을 콕 집어 거론하는 건 이르다"며 "모든 M&A가 그렇듯 결국 얼마나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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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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