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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경제 지지율도 트럼프 앞지른 해리스… ‘정치 고향’서 160억 원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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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p 차… FT “바이든 성과 저조 탓”
경제 개선 역량은 트럼프 우위 여전
해리스 “여론조사 좋다고 방심 금물”
한국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네바다대 라스베이거스(UNLV) 캠퍼스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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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급기야 경제 정책 지지율에서도 경쟁자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질렀다. 줄곧 트럼프 전 대통령 우위 구도였던 대선 판세를 단숨에 흔든 효과가 지속되는 셈인데, 현실에 대한 평가보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적 고향’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민주당 ‘큰손’들은 그에게 하루 만에 160억 원 이상의 선거 자금을 안기기도 했다.

바이든 경제 정책의 그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이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유권자 1,001명 대상, 1~5일 실시) 결과를 보면, ‘누가 경제를 더 잘 다룰 것 같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2%가 해리스 부통령을 꼽았다. 1%포인트 차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른 사람(41%)보다 많았다. 매달 조사가 실시된 1년 동안 경제 분야 신뢰도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앞선 것은 처음이라고 FT는 전했다.

역전 요인은 해리스 부통령의 약진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달간 지지율이 그대로인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35%)보다 7%포인트 높다. 에릭 고든 미시간대 교수는 “바이든의 성과가 워낙 저조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다만 실제 경제 개선 역량만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으리라는 믿음은 여전했다. 집권 시 경제를 호전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응답자의 42%)이 해리스 부통령(33%)보다 많았다.

이런 사정은 해리스 부통령의 고민거리다. 그가 바이든 행정부 경제 정책의 그림자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60%에 이르는데도 그럴 수 없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당장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공개 이튿날인 15일 메릴랜드주(州)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동반 유세에 나서는데, 물가가 연설 주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주 가격 안정 대책 위주 경제 공약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결별이 어려운 구조다.

“투표로 민주주의에 금메달을”

한국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1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 투’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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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상승세는 사실이다. 6~10일 경합주 순회 유세를 끝낸 해리스 부통령은 11일 검사·정치인 경력을 쌓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 자금을 넉넉히 확보했다. 캠프가 밝힌 액수는 1,200만 달러(약 164억 원) 이상이다. 행사에는 억만장자 투자가 톰 스타이어,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베어 등이 참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에너지는 부정할 수 없다”며 기세를 인정하면서도 방심을 경계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모금 행사 연설에서 자신이 여론조사 등락에 영향받지 않는다며 “아무것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계속 긴장감을 유지해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지역구인 낸시 펠로시 전 연방 하원의장은 선거를 올림픽에 빗대며 “우리는 민주주의가 그날(대선일) 금메달을 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투표로 이어져야 지금의 강세가 결실을 맺는다는 의미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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