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세제개편에 포함 유력, 세금체계 전반 재차 손질 거론
'부자감세' 비판에 신중론 펴는 정부, 다주택 징벌적 중과부터 손볼듯
▲ 한강변 아파트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개편을 두고 정부가 다주택자 중과세 등 또 한 번의 세제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통령실은 하반기 세제 개편에서 재산세를 종부세에 통합시키는 방향의 개편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상속세와 증여세 등도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또 다시 ‘부자감세’ 일변도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시사했고,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종부세제를 총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전날 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일부에서 제기되는 종부세 폐지·개편·완화 논의를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종부세는 9억원(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매기는 세금이다.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조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세 부담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2005년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종부세 부담이 급증하면서 반발이 더욱 커졌지만, 뒤를 이은 윤석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종부세율을 낮추고 중과 대상을 줄이며 종부세 부담 완화를 추진해왔다.
일각에서는 종부세와 함께 상속·증여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최고 50%로 높고,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증여할 때 적용되는 기본 공제 금액도 장시간 동결돼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유산취득세 도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주주 상속세 할증 폐지, 기업 가업상속 공제 대상 확대 등도 가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정부는 전면적 종부세 폐지는 그 필요성과 별개로, 재산세 통합까지 아우르는 고차방정식으로서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선 '징벌적 과세 체계'부터 정상화하겠다는 방향성을 나타냈다.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하향조정하는 방안이다. 앞서 2022년 세법개정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폐지되고 기본세율(0.5~2.7%)로 전환된 바 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유지됐다. 다만, 최고세율이 종전의 6.0%에서 5.0%로 1%포인트(p) 낮아지고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에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쪽으로 완화됐다. 당초 정부·여당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도 징벌적 중과를 완화(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부동산 투기 조장'이라는 민주당 반발 속에 일부 완화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결과다.
야당에서 거론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는 신중한 기류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상징되는 고가 아파트로의 쏠림현상을 심화시켜 특정 선호지역의 집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저가 다주택자와의 과세형평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가령, 5억원짜리 3채를 보유했다면 최고 2.0%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20억원짜리 1채라면 최고세율이 1.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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