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다신 안볼 것처럼 싸우지만 진짜 때리진 말자”…‘두 나라’ 국방장관 만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미국과 중국 국기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이르면 이달 말 대면 회담을 하기로 했다. 오는 20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 취임을 앞둔 가운데, 미·중 국방 당국 실무자들은 선제적으로 양안 문제와 북러 협력 등에 대해 논의하며 대화채널을 열어뒀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슈퍼관세’ 카드를 꺼내는 등 무역 분야에서는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군사 문제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우려해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오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 국방장관의 대면 회담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오스틴 장관과 둥 부장은 지난달 영상 회담을 했지만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매일경제

미·중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군 당국 간 대화 채널이 단절됐다가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합참의장 간 화상 회담을 비롯해 1월 국방정책조정회담, 지난달 해상군사안보협의체(MMCA) 작업반 회의 등을 연이어 개최했다.

같은 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일라이 래트너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차관보가 중국 중앙군사위 국제 군사협력 담당 리빈 소장과 화상 통화를 하고 양국의 국방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래트너 차관보는 화상통화에서 “양국 간 열린 소통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작전의 안정성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전 세계의 미국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래트너 차관보는 중국 측과 북러 간 협력 관계를 논의했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방위 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심각한 우려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관계와 관련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고 미국 국방부는 전했다. 래트너 차관보는 또 국제법에 따른 공해상 항해의 자유 등을 언급하며 남중국해에서 합법적으로 운항하는 필리핀 선박에 대한 중국의 위험한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싱가포르 회담과 관련해 “오늘 발표할 구체적 회담은 없다”면서도 래트너와 리의 통화에서 “양국 군대 간 의사소통을 늘리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미·중 국방장관 회담 일정은 계획된 것이 맞으나 막판에 변수로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미 ‘두개의 전쟁’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 등에서의 우발적인 충돌 방지가 필수적이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FT에 “미국과 중국의 국방 및 군 지도자들이 여러 차원에서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은 양국 관리들이 우려하는 문제에 대해 대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치 있다”며 “경쟁이 갈등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군 간 소통 라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국 국방장관 회담과 관련해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중국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 인도·태평양 매니징 디렉터는 FT에 “대만과 남중국해 같은 문제에 대해 미국의 메시지를 강화할 좋은 기회”라며 “더 중요한 채널은 둥 부장 이후 중국 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