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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시멘트 채운 통에 한국인 시신이… 태국 파타야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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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간 30대 男, 저수지에서 발견

조선일보

지난 11일 태국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태국 경찰이 시멘트로 채워진 플라스틱 드럼통을 건져 올리고 있다. 이 드럼통 안에서 한국인 관광객 A씨(34)의 시신을 나왔다./파타야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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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파타야 한 호수에서 30대 한국인 남성 관광객의 시신이 담긴 플라스틱 통이 발견돼, 경남경찰청과 태국 경찰이 한국인 용의자 3명을 수사 중인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주(駐)태국 한국 대사관과 경찰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지난 11일 밤(현지 시각) 태국 파타야의 마프라찬 호수 안에서 한국인 관광객 A(34)씨로 추정되는 약 170㎝ 키의 남성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시멘트로 채워진 검은색 대형 플라스틱 통 안에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약 2주 전인 지난달 30일 태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실종 사실은 지난 7일 그의 어머니가 “모르는 남자가 아들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와 ‘A씨가 불법 마약을 물속에 버려 피해를 입혔으니 8일 오전 8시까지 300만밧(약 1억1200만원)을 몸값으로 가져오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태국 한국 대사관에 신고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대사관의 공조 요청을 받고 태국 경찰은 수사팀을 꾸려 A씨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수사 과정에서 태국 경찰은 “지난 2일 방콕 후아이쾅의 한 술집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는 목격자를 찾았고, 이 진술을 토대로 목격 장소 주변의 방범 카메라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3일 새벽 2시쯤 한국인 남성 2명은 흰 티셔츠를 입은 A씨를 차량에 태우고 파타야 방향으로 떠나는 모습이 찍혔다. 이어 이들은 트럭으로 갈아탄 뒤 파타야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서 숙소를 빌리는 모습도 확인됐다. 범행에 쓰인 차량 2대 모두 렌터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를 태운 트럭은 이튿날(4일) 오후 9시쯤 검은색 천이 덮인 채로 숙소를 빠져나갔다. 태국 경찰은 “이들이 숙소 밖으로 나가 검은색 플라스틱 통과 밧줄을 산 뒤,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 1시간 동안 차를 세워두다가 숙소로 돌아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호수에 잠수부를 투입해 수심 3m 지점에서 사체가 담겨 있는 검은색 플라스틱 통을 발견했다.

태국 경찰은 현재 한국인 용의자 3명의 신원을 특정했는데, 이 중 1명은 최근 한국에 입국했고 나머지 2명은 태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연루된 용의자가 여러명인 만큼 경남경찰청이 태국 경찰청과 공조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용의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부터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지 공관은 사건 발생 인지 직후부터 고인의 DNA 대조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피해자 가족을 지원하고 현지 경찰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했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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