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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동상 없는 동상대... 한국인 작가의 ‘도발’, 워싱턴 명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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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 작가의 ‘공인들’

한국국제교류재단(KF) 후원

스미스소니언 앞 5년 전시 예정

조선일보

미국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NMAA) 앞에 전시된 서도호 작가의 '공인들' 아랫 부분. /NM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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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장군 등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기념물이 즐비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국인 작가가 던진 도발적 질문의 작품이 화제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NMAA)이 100주년을 맞아 지난달 27일부터 건물 앞마당에 전시 중인 서도호(62) 작가의 ‘공인들(Public Figures)’. 동상대 위에 특정 위인을 세우지 않고 비운 대신 그 아래 이를 떠받치고 있는 400여 명의 ‘민초(grassroot)’를 묘사했다. 공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스미스소니언의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워싱턴 DC는 높이 170m의 워싱턴 기념탑부터 링컨·제퍼슨·마틴 루서 킹 메모리얼까지 ‘기념물의 도시’로 유명하다. 이런 기념물들은 주로 동상이 우뚝 솟아있는 형태가 많은데 서도호의 ‘공인들’은 다른 접근법을 시도했다.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권력과 구조에 질문을 던지는 기념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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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NMMA) 앞에 서도호 작가의 작품 '공인들'이 설치돼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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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앞에 9일(현지시간) 한국 현대미술가 서도호(62)의 작품 '공인들(Public Figures·사진)'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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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3m 작품은 ‘동상 없는 동상대’를 연상시킨다. 아랫부분을 보면 400여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동상대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캐럴 허 NMAA 큐레이터는 “동상대 위는 비어있는 반면 이를 떠받치고 있는 무명(無名)의 사람들을 디테일하게 묘사했다”며 “위정자와 민중 가운데 누가 더 중요한지 생각해 보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잔디밭 위에 세운 점도 의미가 있다. 서도호는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 “(한국에는) 절대 죽지 않고 늘 새로워지며, 힘을 합치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민초’라는 개념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 작가의 작품이 공공 예술을 뒤집어 놓았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한국국제교류재단(KF) 후원으로 향후 5년 동안 NMAA 앞마당에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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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6일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설치미술가 서도호.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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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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