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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선물보따리 들고 밀월 나선 ‘이 남자’...알고보니 미국과 이간질 노린거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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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간 유럽 3개국 순방

시진핑 “佛은 서양문명 대표”
마크롱 “교역 상호주의” 화답
세르비아·헝가리도 방문 예정


매일경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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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프랑스에 도착하면서 엿새간의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시 주석이 직접 유럽을 찾는 것은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등 3개국 방문에 나섰던 2019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방문에는 대서양 동맹을 분열시키고 유럽 내에서 미국의 지배적인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유럽 순방 방문지로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를 택했다”며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주도의 전후 질서에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내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에는 적극적인 국가들”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을 외교적·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격자형’ 동맹 구축에 나선 가운데 유럽 내 우군들을 끌어안아 대응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프랑스 파리 오를리공항에서 이례적으로 ‘도착 연설문’을 발표하고 문화 대국으로서의 프랑스의 강점을 부각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는 “동·서방 문명의 중요한 대표로서 중국과 프랑스는 오랫동안 서로를 인정하고 동경해왔다”며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수 세기 전 중화 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중국인들 역시 누구나 볼테르, 디드로, 위고, 발자크 등 프랑스 문화 거장들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서로 다른 사회적 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해 온 모범사례”라며 “수교 60주년을 맞아 다시 아름다운 프랑스 땅을 밟으니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6일 오전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EU와 중국 간 무역 이슈 등을 두고 3자 회의를 했다.

회담에 앞서 시 주석은 “중국은 유럽을 외교정책 우선순위로 여기고 있다”며 “중국과 EU가 파트너십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와 중국 간 대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럽은 지난 1월 중국의 중저가 전기차 수출 공세에 맞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프랑스 등 유럽산 브랜디 수입에 대한 조사로 응수했다. 이번 순방을 둘러싸고 유럽의 맹주인 독일과 프랑스의 행보가 대비된다는 평가다. 독일에서는 대중 강경파가 득세하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여전히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5일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을 만나 양국 간 교역 불균형 해소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 라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방문에 대해 “교역의 상호주의를 달성하고 우리 경제 안보를 고려한 요소가 포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유럽 순방에 앞서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 기고를 통해 “중국은 세계에 더 많이 개방하고 프랑스 및 다른 나라들과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적극적인 경제협력 의사를 전했다. 이어 “프랑스의 질 좋은 농산물과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 더 많이 들어오기를 바란다”며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 주석은 이어 7일부터 이틀간 세르비아를 방문한 뒤 헝가리로 향할 예정이다. 세르비아는 유럽에서 러시아와 함께 대표적인 친중 국가로 꼽힌다. 헝가리 수반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극우 성향의 권위주의 정책을 펼치며 시 주석에 대해 강한 호감을 표시해왔다.

특히 시 주석은 코소보 분쟁 당시 벌어진 나토군의 ‘중국 대사관 폭격 사건’ 25주년에 맞춰 세르비아를 방문한다.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1999년 5월 7일 미국이 이끄는 나토군에 의한 중국대사관(당시 주유고슬라비아 중국대사관) 폭격으로 중국 기자 3명을 포함해 17명이 숨졌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 관영 CGTN 방송 인터뷰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진정한 친구”라며 “중국은 언제나 국제법의 편에 섰고 세르비아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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