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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젊은 한국 여성의 상상력을 사로잡다”… 외신이 본 ‘민희진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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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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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기자회견 룩’ ‘민희진 어록 티셔츠’ ‘민희진 이모티콘’…

지난달 25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뒤 온라인상에서 연일 화제를 모은 검색어들이다. 욕설과 막말이 난무한 기자회견이었지만, 민 대표가 당시 착용한 맨투맨 티셔츠와 볼캡 모자는 동났고, 민 대표의 수위 높은 발언을 담은 티셔츠까지 제작됐으며, 민 대표가 하이브 경영진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사용한 이모티콘은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민 대표가 연일 주목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영국의 한 언론은 “젊은 한국 여성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고 짚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 시각) ‘K팝 가부장제와 싸우는 스타 프로듀서, 한국 여성의 흥미를 사로잡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100대 기업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6%에 불과한 한국에서 민 대표의 분노는 남성 상사에 대한 그녀의 비판에 매료된 젊은 한국 여성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고 했다.

FT는 그 근거로 서울에서 교육계에 종사하는 30대 여성 윤모씨 인터뷰를 들었다. 윤씨는 매체에 “민 대표가 겪고 있는 일은 남성 중심적이고 위계적인 기업 문화 속에서 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일”이라며 “그녀는 우리가 꿈꾸는 것을 큰 소리로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 패션이 최신 컴백에서 뉴진스 멤버가 입은 옷과 흡사했다”며 “여론을 끌어모으고 자신과 뉴진스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메시지를 하이브에 보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가 많은 젊은 여성에게 영웅으로 비치고 있어 하이브가 그를 다루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FT는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한 하이브의 감사부터 민 대표의 반격,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체제와 창작 독립성·자율성 논란까지 거론했다. 이번 사태는 K팝 산업이 지난 10년간 성공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하이브를 비롯한 톱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벌어졌다고도 짚었다. “개저씨(개+아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카오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 “들어올 거면 맞다이(맞상대)로 들어와 뒤에서 X랄 떨지 말고” 등 민 대표가 하이브 경영진을 향해 쏟아진 여과 없는 발언들을 그대로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민 대표 측은 올해 대표이사 단독으로 소속 그룹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연말 하이브와 민 대표 측이 ‘풋백옵션 배수 30배’ ‘민 대표 지분 5% 풋백옵션 시기’ 등으로 줄다리기를 벌인 이후 나온 요구사항이다. 만일 민 대표가 독단적인 전속계약 해지권을 갖게 된다면 하이브는 뉴진스의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지게 된다. 다만 하이브는 이 같은 제안을 거절하는 회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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