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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단교’ 콜롬비아 “집단학살 시대, 보고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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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월21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져내린 건물 앞에 두 어린이가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다.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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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가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을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이라고 비판하며 단교를 선언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노동절 행사에서 “집단학살의 시대가, 사람을 모두 절멸하는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끊겠다”고 밝혔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죽으면 인간성, 인류애도 사라지고 만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의 단교는 남미에서 두 번째고,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서는 세 번째이다. 앞서 볼리비아는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의 가자 침략을 비판하며 외교관계를 끊은 바 있다. 당시 콜롬비아와 칠레는 항의 표시로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 조치했으며, 며칠 뒤 온두라스도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곧바로 벨리즈도 이스라엘과 단교했다.



이스라엘은 페트로 대통령의 단교 선언을 맹비난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은 소셜미디어에 “구스타보 페트로가 어린 아기를 불태우고 어린이를 죽이고 여성을 성폭행하고 무고한 시민을 납치한 끔찍한 괴물 편에 서기로 한 것을 역사가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스라엘과 콜롬비아는 늘 따뜻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반유대주의 증오로 가득한 대통령도 이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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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가운데)이 1일 보고타에서 열린 노동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보고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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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게릴라 출신인 진보 성향의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3월 이스라엘이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따르지 않으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당시에도 카츠 장관은 페트로 대통령을 “하마스 살인자의 지지자”라고 비판하며 “이스라엘은 계속 국민을 보호할 것이고 어떤 압력이나 협박에도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2월 이스라엘이 구호품 트럭 주변에 모여든 가자주민을 겨냥해 발포해 많은 사상자를 내자 이스라엘제 무기 구입을 중단시켰다. 당시 페트로 대통령은 이 사건을 홀로코스트에 견주며 “네타냐후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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