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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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은퇴를 고민하면서도 실력에는 변함이 없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에서 또다시 한 시즌 더 선수 생활을 연장한 김연경(36)이 초반부터 불꽃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흥국생명은 2024∼2025 V리그 1라운드 6경기를 전승으로 마감했다. 남녀 합해 1라운드 전승은 흥국생명이 유일하다. 주전 선수 7명 중 5명을 바꾸는 파격적인 변화를 꾀한 마르첼로 아본단자의 결단이 효과를 보고 있다. 새로 투입된 세터 이고은과 리베로 신연경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고, 외국인 선수(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와 아시아쿼터 선수(아닐리스 피치) 역시 막강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팀이 과감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이유는 김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공격과 수비에서 흔들림 없이 외국인 선수 1명 이상의 활약을 펼친 덕에 흥국생명은 매 시즌 우승후보로 거론된다. 김연경은 지난 12일 기자단 31표 중 22표를 받아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선정 과정에서 표를 받은 유일한 국내 선수이기도 했다. 김연경은 월간 최우수선수 3회를 포함해 라운드 최우수선수 최다 수상 기록을 12회로 늘렸다.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에도 김연경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최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격 성공률(45.68%) 오픈(42.71%) 퀵오픈(51.35%)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 역시 118점으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높다. 수비 부문인 리시브 효율은 42.86%로 2위를 차지해 각 팀의 수비 전문 리베로보다 앞선 리시브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언급했을 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실력에는 기복이 없다. 2020∼2021시즌부터 최근 3개 시즌 동안 공격 성공률이 44.98∼45.92%로 커리어 통산 공격 성공률(45.05%)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리시브 효율은 34.60%→46.80%→42.46%로 준수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연경이 흔들리면 흥국생명 역시 흔들린다는 말은 그의 꾸준함으로 증명된다.
그러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자부 선수 중 유일하게 모든 시즌에 빠짐없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020∼2021시즌부터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복귀했지만, 팀은 2020∼2021 지에스(GS)칼텍스, 2022∼2023 한국도로공사, 2023∼2024 현대건설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흥국생명에서 우승을 이루겠다는 일념 하나로 은퇴를 미룬 상황이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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