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홍콩 ELS 후폭풍] 다시 고개 숙이는 홍콩H지수에 속타는 은행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웨이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한 중동 사태로 반등 기미를 보이던 홍콩H지수가 다시 미끄러지면서 은행권의 탄식이 들려온다. 홍콩 ELS(주가연계증권)가 지금도 최고점 기준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중동사태 등으로 증시가 악화하면 만기 손실액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23일 홍콩H지수는 전일 대비 1.89% 오른 5941.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5700대를 유지했던 데 비해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최근 H지수 움직임으로 보면 횡보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H지수는 지난 10일 약 5개월 만에 6000선을 돌파해 11일에는 6016.83까지 오르는 등 반등세를 보이다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 16일에는 전일 대비 1.93% 급락한 5743.20으로 마감했고 19일에도 5746.6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2분기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ELS 규모는 11조3000억원에 달한다. 내년 도래 분이 3조원 후반대로 잠정 집계되는 만큼, 올해 연말까지 전체 손실액의 79%가 확정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홍콩H지수 등락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ELS 상품은 H지수가 상승할 경우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은행이 배상해야 하는 규모도 작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ELS 판매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따르면 H지수가 6000을 넘어설 경우 예상 손실액은 2조3000억원~2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6500선에서는 2조원 초반대, 7000선을 넘기면 1조원 중반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객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은행들의 한숨을 깊어지게 한다. H지수 기초 ELS 손실을 차등 없이 전액 배상하라는 내용의 국회 청원은 현재 동의 2만명을 넘어섰다. 2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홍콩 ELS 사태에 대한 피해 차등 배상안 철회 요청'은 오후 2시 기준 2만800여명의 동의를 확보했다. 지난 9일 제기된 해당 청원의 골자는 '은행의 사기 판매가 분명한 ELS 상품에 자율배상 차등을 두는 것은 부당하며, 금감원은 은행에 강한 질책과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은 가입자들이 주장하는 100% 보상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양측의 대립이 계속될 경우 향후 분쟁조정위원회와 집단소송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가운데 시장은 내달부터 H지수의 6000선 회복을 전망했다. 김경환 하나증권 신흥국주식파트장은 "5~6월에 재정정책과 경기 회복에 기대감이 있어 상승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2분기까지 H지수 예상밴드를 5200~7100선으로 전망하며 6000선 회복이 5월부터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수 부진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부동산 문제 등이 이미 내부적으로 반영이 돼 증시가 나빠질 확률보다는 좋아질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부양 정책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중국 정부가 부양책 속도를 높이고 부동산경기가 회복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홍콩시장은 더 반등할 수 있다"며 2분기 H지수 예상밴드를 5500~6500선으로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지표가 지금처럼 계속 부진하다면 2분기부터 중국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디폴트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중동사태로 H지수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함이 있지만 ELS 배상은 장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은행권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손실액이 확정된 상품부터 신속히 배상 절차를 밟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사례별 배상 비율 산정 과정이 오래 걸리고 가입자들과의 입장차가 현저한 경우가 많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늦어도 내달 금감원의 대표 분쟁 사례가 나오면 절차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crystal@

저작권자(c)뉴스웨이(www.newsw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