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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정부는 효력 없다지만 떠날 준비하는 의대 교수들··· 환자 전원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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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7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과 내원객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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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에서 2명뿐인 소아 신장 진료 담당 교수들이 모두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날 뜻을 밝혔다. 정부와 의사단체 간 의대 정원 관련 협상이 지지부진해 대학병원 교수들의 사직 행렬이 무더기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소아신장분과를 담당하는 강모·안모 교수는 오는 8월31일 사직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이들은 소아신장분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다른 병원들의 목록을 함께 제시하면서 환자나 보호자가 희망하는 병원을 결정해 알려달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단 한 곳뿐인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센터에서 진료하는 소아신장분과 교수는 사직 의사를 밝힌 두 교수가 전부다. 이들 교수가 공언대로 8월 말 병원을 떠나면 해당 콩팔병센터 운영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아직 8월 말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 있고, 교수들의 사직서 수리 절차가 즉각 진행된다고 보기는 어려워 센터 운영 여부를 현 시점에서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안내문을 보면 이들 교수들이 소아 신장질환 전문의가 있어 전원을 안내하는 병원은 서울 6곳을 포함해 전국 22곳에 불과하다. 다만 이 중 3곳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0개월 뒤에나 진료가 가능해 환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 교수는 “소변 검사 이상, 수신증 등으로 내원하는 환자는 인근의 종합병원이나 아동병원에서 진료받다가 필요시 큰 병원으로 옮겨도 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분 곁을 지키지 못하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고 썼다.

전국의 의대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되는 오는 25일부터 병원 이탈 행렬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또 다른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도 필수의료 진료과에 해당하는 흉부외과 교수가 이달 말 사직 의사를 밝히는 등 실제로 현장을 떠나는 교수들이 연이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당장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의대 교수의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대학 본부나 병원에 사직서를 접수했더라도 수리를 위해 밟아야 하는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사직서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형식적 요건과 여러 가지 사전에 점검해야 하는 절차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오는 25일에 당장 효력이 발휘한다고 보긴 좀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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