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
4·10 총선이 끝났다. 비례정당을 포함해 민주당 175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씩 차지했다. 국민의힘 의석이 100석 미만이면 대통령 거부권의 무력화, 대통령 탄핵소추 국회 의결,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의결이 가능하다. 이 경우 사실상 '대통령 하야 국면'이 됐겠지만 국민의힘이 108석을 얻으면서 이 상황은 모면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 중 8명 이상의 이탈표만 발생한다면 대통령 권한을 얼마든지 무력화시키는 상황이 됐다. 국민들은 과연 이번 총선 결과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우선은 '대파 논란'에서 확인된 민생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875원 대파'에 대한 발언이 총선 기간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민생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거나 무심하다고 느낀 것이다. 이 발언은 실제론 맥락이 와전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해 볼 문제는 '대파 875원 발언'을 접하고 국민들이 왜 그렇게까지 분노했느냐는 점이다.
대파 가격 발언이 나온 시점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및 호주 출국 등 여권에 악재가 연달아 터진 뒤다. 국민들이 보기에 대통령이 자기 사람을 챙기는 것에는 열심이지만, '대파 875원' 발언으로 상징되는 고물가·고금리의 민생문제는 무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있었다.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오른 적이 몇 번 있다. 2022년 11월에 '3대 개혁'을 발표했을 때였다.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을 발표했다. 2024년 2월 말에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했을 때도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상승했다.
지지율이 상승했던 이 두 사안의 공통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적 개혁과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을 때였다. 민생 문제를 챙기고, 국가적 개혁과제에 혼심의 힘을 다하는 것은 대통령 본연의 미션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본연의 미션에 좀 더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다시 혼신의 힘을 다해 민생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민생 문제를 챙기려면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야 협치 없이는 민생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2년 당 대표에 취임한 이후 8차례에 걸쳐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했지만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이끌려면 야당 대표와 만나야 한다. 이재명 대표도, 조국 대표도, 이준석 대표도 만나야 한다. 대통령이 검사 활동을 너무 오래했기에 야당 대표가 현재 피의자 신분이란 점이 의식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제 검찰총장이 아닌 국가수반이다.
총선에서 국민들은 야당에 힘을 몰아줬다. 민심은 대통령에게 야당과 제대로 협치해서 민생문제를 제대로 챙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태도를 보여달라는 것이 총선 결과에 담긴 민심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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