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강제성 없이 ‘자발적 참여’…“강력한 의지 안 보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증시 저평가 해소될까

경향신문

기업 가치 높일 방안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제 혜택 구체적 방안 없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빠져
지배구조 개선책 포함 안 돼
금융위 “개혁 방안 논의 중”

금융당국이 26일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과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기업의 자발적 동참에 기댄 것이라 기업들의 호응 여부가 정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공개된 대책으로는 시장 참여를 유인할 인센티브가 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업가치를 깎아먹는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이사회 책임을 강화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들이 과도하게 주가 부양에 매달릴 경우 단기 실적 향상에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2558조원으로 세계 13위, 상장기업 수는 2558개로 세계 7위 수준이다.

반면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1.05, 10년 평균 1.04로 집계됐다. PBR이 1 수준이라는 건 주가가 순자산의 장부가치 수준에서 형성됐다는 의미다.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 평균(3.10)은 물론 대만·중국·인도 등 신흥국(1.6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상장사 526개(65.8%)와 코스닥 상장사 533개(33.8%)의 주가는 장부가보다도 저평가된 PBR 1 이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이익비율(PER)도 지난해는 당기순이익이 줄며 19.78로 일시 상승했지만 10년 평균은 14.16으로, 미국(21.78), 일본(16.86)보다 낮았다. 기업의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저평가 요인으로 비효과적인 자본 활용과 낮은 배당성향을 꼽고, 상장사가 오는 6월까지 확정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 공시하도록 했다.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강제성을 부여하기보다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이지만, 시장에선 “알맹이가 없다”는 반응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배당 확대에 비례한 구체적인 세제 혜택 같은 인센티브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같은 강력한 정책 의지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 의지가 강한 만큼 대기업 위주로 동참하겠지만 더 많은 참여를 위해서는 여러 지원책이 구체화돼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을 한 기업의 법인세 감면 등 구체적인 세제 지원 방안을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지배구조의 개선책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상장사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적게는 10~20%, 많게는 200%까지 형성될 정도로 지배권의 사적 이익이 높다”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는 지배주주 보유 주식 가치와 일반주주 보유 주식 가치의 차이를 줄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논의 중이고, 올해 안에 개혁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희곤·김지혜 기자 hulk@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진보? 보수? 당신의 정치성향을 테스트해 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