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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당선’ 변수를 기회로…유럽서 ‘틈새공략’ 나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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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독·프·스페인 방문

미 동맹 균열 가능성 이용

“전략적 자율성’ 강화 지지”

경향신문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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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근 유럽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8~20일(현지시간) 스페인과 프랑스를 잇따라 방문했다. 왕 부장은 20일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중국과 프랑스는 모두 독립·자주적인 강대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다극화한 세계의 중요한 역량”이라며 “중국은 프랑스가 독립·자주를 견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독립·자주를 지지한다는 왕 부장의 발언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대중 견제 공조 속에서 유럽에 요구해 온 전략적 자율성을 재차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에마뉘엘 본 대통령 외교고문과 한 제25차 중국·프랑스 전략대화에서도 “중국은 유럽을 다극화 과정의 중요한 한 축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강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프랑스 방문에 앞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중국은 유럽 통합과 유럽연합(EU)의 발전, 전략적 자율성 실현을 지지한다”면서 “중국과 유럽이 단결과 협력을 강화한다면 진영 대립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는 대여기간이 끝난 판다가 중국으로 돌아오면 다른 판다 한 쌍을 스페인으로 보내기로 하며 ‘판다 외교’도 이어갔다.

왕 부장은 또 지난주 독일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계기로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및 각국 외교장관 등과 연쇄 회담을 했다. 왕 부장의 유럽 공략은 EU가 전기차를 비롯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진행하는 등 ‘디리스킹(위험 줄이기)’ 기조 속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왕 부장의 행보에 대해 “연초 외교부장의 유럽 당국자들과의 잦은 교류는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를 안정시키고 소통을 강화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유럽 공략에 대해 트럼프 변수를 적극 이용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유럽이 올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고, 그에 따른 미 동맹 체제 균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이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류동슈 홍콩시티대 교수는 CNN 방송에 “왕 부장은 완전히 미국 편에 서는 것이 유럽 국가들에 최선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트럼프 요인’을 이용했을지 모른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유럽과 중국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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