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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코로나 후유증’ 여전한데…정부, 이번에도 공공병원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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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공의 근무 중단 이틀째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병원 근무 중단이 이틀째 이어진 21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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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기관장들과 간담회
진료 확대 등 비상체계 점검
수가 인상 등 보상책도 제시

코로나 이후 ‘의사 구인난’
사태 장기화 땐 역할 한계
“공공의료체계 확충해야”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이후 공공병원을 ‘구원투수’로 활용할 방침이다. 평일 및 주말·휴일 진료 확대 등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하고 수가(의료행위 대가) 인상 등 보상책도 제시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민간에 비해 절대적으로 취약한 공공병원의 역할에도 한계가 불가피하다. 위기 때만 손을 내밀 것이 아니라 정부의 의료개혁에 공공의료체계 확충도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지방의료원(35곳), 적십자병원(6곳) 등 전국 97개 공공의료기관장들과 영상을 통해 간담회를 열고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20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및 근무지 이탈 행렬이 이어지자 공공의료기관의 진료를 확대하기로 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전문의들 당직이 많아지기 때문에 (사태가) 길어지면 의료진 피로가 누적되면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경기도의료원과 대구의료원 등 공공병원에 파견된 민간병원 소속 전공의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이긴 하지만 정부의 비상진료체계에 구멍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다수 공공병원들은 ‘코로나19 전담병원’ 후유증을 아직 겪고 있다. 당시 코로나19 진료를 보지 않던 의사들이 병원을 떠났고 최근 의사 몸값이 높아지면서 지방의료원들은 ‘의사 구인난’을 겪는다. 조 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사를 못 구해 인공신장실(투석실) 운영을 못하다가 최근에 1명을 겨우 구했는데, 사실 투석실 운영을 위해서 최소 의사 2~3명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체계가 민간·공공 간 비균형이 심각해 최근의 지역·필수의료 위기 해법을 찾기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공공의료 비중은 병상 수 기준으로는 9.6%, 의료기관 기준으론 5.2%에 불과하다. 그런데 보건의료 위기 상황에선 공공병원이 나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의료개혁’에 공공의료 강화책이 빠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재중 인권의학연구소 이사(신천연합병원 내과 의사)는 “코로나 팬데믹 때 공공병원들이 무지 고생했고 그 후에 경영상 위기에 처했는데 정부가 제대로 지원을 안 했다”며 “그러면서 의료대란이 우려되니 또 공공병원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료위기는) 2000명을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바탕 자체를 바꾸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으면 오히려 의료계가 더 기형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백 이사는 “소아과 등은 수익이 안 나도 굴러갈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만드는 식의 공공의료 강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민간 의료기관은 수익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필수의료 분야 진료과목을 운영하지 않거나 인건비 때문에 인원을 조정하는 사례가 생긴다. 의료진 이탈이 일어나고 남은 의료진의 소진은 더 심해진다.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도 “의사를 양성해도 지금 지역·필수의료 일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수가를 인상하겠다고 하는 건 지금 구조에선 대도시 수익성 좋은 의료기관들만 더 키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교수는 “필수의료 일터 환경을 개선하고, 1차 의료기관이 2·3차 병원과 경쟁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공공의료기관은 공공의료기금을 조성하는 방식 등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의료 전문가들은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공공의대나 지역의사제 같은 것들을 패키지로 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단순히 숫자만 나눠 기존 대학에 인원 배분만 해서는 당장은 지금과 똑같은 패턴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지역의사제 도입이나 공공의대 신설은 장기 과제로 보고 있다. 앞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추진했지만 의료계가 강력하게 반대했다.

김향미·민서영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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