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이 시작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금연·금주·운동 등 건강관리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다. 건강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관리를 결심하더라도 계획을 현명하게 실천하는 이는 많지 않다. 신체 상태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목표를 과하게 설정한 탓이다. 올해는 서랍에 넣어 뒀던 건강검진 결과표를 토대로 맞춤형 건강 계획을 세워 보는 게 어떨까.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건강 계획을 수립하는 지표로 삼을 만하다. 건강한 몸 설계도를 그리기 위한 가이드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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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검진에는 혈액·소변 검사가 기본 항목으로 포함돼 있다. 혈액과 소변만으로도 꽤 많은 건강 정보를 알 수 있다. 혈액검사로는 골수 기능 이상과 빈혈,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백혈병, 기타 혈액 질환 여부를 감별할 수 있다. 소변 검사는 당뇨병을 비롯해 신장 질환 등을 판단한다. 소변 검사에서 요당·요단백·요잠혈이라는 항목은 모두 음성으로 나와야 정상이다. 이외에도 시각·청각 이상, 비만, 고혈압 여부 등을 점검하며, 영상검사를 통해 폐결핵과 흉부 질환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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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지표 관리해야 만성질환 예방
특히 주목해야 할 건강 지표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다. 이는 혈관 건강에서 기준이 되는 주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이들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교정해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비만 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 혈압 검사의 정상 수치는 수축기·이완기 혈압 120/80㎜Hg 미만이다. 공복 혈당은 100㎎/dL 미만,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200㎎/dL 미만이면 정상에 해당한다.
만약 건강검진 결과에서 ‘고혈압 전 단계’와 ‘당뇨 전 단계’가 나왔다면 크게 경계해야 한다.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아직 약물치료가 필요한 단계는 아니지만 진단 목전에 와 있는 상태다. 고혈압과 당뇨병을 진단받을 경우 더는 정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이완기 혈압 140㎜Hg/90㎜Hg 이상이다.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둘 중 하나라도 120㎜Hg 또는 80㎜Hg 이상이면 정상 범위를 벗어난 고혈압 전 단계다. 고혈압 전 단계라면 1년에 1회 이상 혈압을 측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당뇨병 여부와 위험도를 파악하는 항목은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다. 8시간 이상 금식 후 측정한 혈당 농도가 100~125㎎/dL면 당뇨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에 해당한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의 평균 혈당을 반영한 지표다. 당화혈색소가 5.7~6.4%일 경우 당뇨병 전 단계, 6.5% 이상이면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다. 공복혈당장애 단계라면 6개월~1년마다 재측정해야 한다.
다행히도 고혈압·당뇨 전 단계에서는 희망이 있다. 생활 습관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면 질병의 진행을 막거나 늦출 수 있다. 혈압 조절을 위해선 염분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음식을 짜게 먹을 경우 몸이 붓고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소금은 하루 6g 이하로 섭취하며 저염,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갖는 게 도움된다. 금주가 가장 좋지만, 술을 피할 수 없다면 하루 한 잔 이하로 마신다.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선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 흰쌀밥을 현미밥 같은 통곡물로 대체하면 체내 당 흡수량을 줄일 수 있다. 아침 식사는 챙겨 먹되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외식 횟수를 줄이는 게 혈당 관리에 도움된다. 일주일에 3번 이상 하루 50분씩 중강도 이상의 신체 활동도 필요하다. 과체중이라면 체중의 5~10%를 감량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특히 혈당과 체중 유지를 위해선 매일 일정한 시간에 적절한 열량으로 구성된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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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포화지방산 풍부한 음식 가까이
콜레스테롤 수치도 중요하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을수록 이상지질혈증 위험이 커진다.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선 총콜레스테롤과 HDL(고밀도) 콜레스테롤,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따진다. 흔히 HDL은 착한 콜레스테롤, LDL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HDL은 혈관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반면에 LDL 수치가 높으면 혈전이 생기고 동맥경화와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LDL과 중성지방 증가, HDL 감소 중 한 가지 이상 문제가 있을 때 진단한다. HDL 콜레스테롤의 정상 범위는 남성의 경우 40㎎/dL 이상, 여성은 50㎎/dL 이상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130㎎/dL 미만을 유지해야 좋다.
콜레스테롤을 관리할 때도 식이 조절이 효과적이다. 특히 포화지방과 트랜스 지방은 동맥경화의 주범인 LDL 콜레스테롤에 악영향을 미친다. 콜레스테롤 관리에 가장 좋은 식품은 등푸른 생선이다. 콩기름·들기름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으로 대체하며 식단을 구성한다. 기름기가 많은 붉은 고기류나 가공육, 트랜스 지방이 많은 인스턴트 가공식품은 가급적 피한다. 술은 하루 3잔 이하로 마시며 음주량을 제한한다. 알코올을 30g 이상 마실 경우 중성지방이 높아져 콜레스테롤 관리에 취약해진다.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일주일에 최소 3회,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할 경우 두 달 후 중성지방 수치가 감소하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숨이 찰 정도로 빠른 걷기나 자전거 타기를 실천하는 게 도움된다.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3회 정도가 적당하다.
■ 혈관 수치 외 주요 건강검진 항목
간 기능 검사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상이 생겨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다. 건강검진을 통해 간 기능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만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간의 상태를 확인하는 주요 지표는 AST·ALT, 감마 GTP, 빌리루빈이다. 간 기능이 떨어졌을 땐 이들 수치가 상승한다. 검진 결과 간세포 안에 들어 있는 효소인 AST·ALT가 정상 수치(0~32U/L)보다 높게 나오면 간세포가 손상됐다는 신호다. 감마 GT는 간·담관의 상피세포에서 유래하는 효소로, 술을 많이 마셨을 때 수치가 높아진다. 빌리루빈은 간에서 해독되는 담즙의 구성 성분이다. 만약 이 수치가 기준보다 높게 나타나면 간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염 표지자 검사
간염 표지자 검사는 바이러스 간염과 관련된 항원과 항체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A·B형 간염의 경우 양성이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A·B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C형 간염 항체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현재 바이러스를 갖고 있거나 과거 감염의 흔적일 수 있다는 근거다.
신장 기능 검사
신장(콩팥) 기능 검사는 신장의 여과 기능을 확인해 이상 여부를 관찰하는 식이다. 혈액검사를 통해 얻는 크레아티닌(Cr)과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가 기준 이상으로 많다면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신호다. 추정 사구체 여과율은 결과값이 떨어질수록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것을 의미한다. 신장 이상 여부는 소변 검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단백뇨가 나온다면 사구체신염과 같은 신장 질환과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 혈관 건강 챙기는 생활수칙
혈압
● 음식 싱겁게 먹기
● 저염·채식 위주의 식단
● 금주 또는 하루 1잔 이하
혈당
● 탄수화물 섭취 줄이기
● 당 지수 낮은 통곡류 섭취
● 금주 또는 하루 1잔 이하
콜레스테롤
● 포화·트랜스 지방 섭취 피하기
● 불포화지방산 풍부한 식품 섭취
●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 실천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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