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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9 (수)

일본 ‘50년 시간끌기’에…7광구 내년 뺏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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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매장 추정되는 그곳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가 매장됐을 희망을 품고 50년 넘게 개발을 추진한 ‘제7광구’를 일본과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와 눈길을 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체제 종료 대비방안』 보고서에서 “가장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2025년 6월 이후 일본이 7광구 공동개발협정 종료 통지를 한 후 7광구의 경계를 한국을 배제한 채 중국·일본 간 획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7광구는 제주도 남쪽이면서 일본 규슈 서쪽에 위치한 대륙붕(육지의 연장 부분) 일부 구역을 뜻한다. 전체 면적은 서울의 124배 정도다. 상당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을 함께 개발하기로 한 일본과의 공동개발 협정 종료가 끝나는 시점은 2028년 6월 22일이지만, 2025년 6월 22일부터 두 나라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협정 종료’를 통보할 수 있다.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이미 일본은 한·일 공동개발협정을 깰 조짐이 있었다. 2020년부터 매년 일본 해상보안청 측량선이 7광구 내에서 독자적으로 해양과학 조사를 하는 게 근거다. 또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올해 2월 9일 일본 의회에서 “UN 해양법 조약과 국제 판례에 비춰 (기존 협정의 근거가 된 대륙붕이 아닌) 중간선을 기초로 경계를 확정하는 게 공평한 해결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7광구의 가치가 처음 알려진 것은 1969년 국제연합(UN)의 아시아극동경제개발위원회가 “한국의 서해와 동중국해 대륙붕에 세계 최대 석유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다. 한국 정부는 발 빠르게 1970년 7광구를 설정해 선포했다. 일본의 반발에 1974년 한국과 일본은 7광구를 공동개발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7광구 대부분은 한반도보다 일본 열도에 가깝지만, 당시 대륙붕 경계를 가르는 국제법 기조가 한국에 유리했다. 그러나 1985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대륙붕 경계 기준을 기존 ‘연장설’이 아니라 ‘거리설’에 기반을 둬 판단하는 리비아·몰타 판결을 하면서 일본은 한국과의 공동개발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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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문가들의 7광구에 대한 경제적 추정 가치는 수천조원에 달할 정도로 높다. 미국의 국제정책연구소 우드로윌슨센터는 2004년 “(7광구가 속한) 동중국해 원유 매장량은 미국의 4.5배, 천연가스 매장량이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일본의 이탈을 막기 위해 7광구의 북단과 맞닿은 5광구에 대해 탐사시추를 독자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의 5광구 개발이 본격화하면 7광구의 석유가 빨려 나갈 우려가 있어 일본이 7광구 공동개발에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일본이 한·일 공동개발협정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만일 협정이 깨지면 그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와 한국·일본·중국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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